한국천문연구원 "전 세계 다양한 전파망원경에 손쉽게 설치"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우주 전파를 광대역 3개 주파수 채널로 동시에 수신할 수 있는 초소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석태 박사팀이 2015년부터 연구해 내놓은 이 수신 시스템은 가로 600㎜·세로 980㎜ 크기다.

우주의 숨겨진 속살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미세한 전파를 18∼26㎓, 35∼50㎓, 85∼116㎓ 등 3개 채널로 받을 수 있다.

3개의 눈으로 동시에 우주를 바라보는 셈이다.

1개 채널로 우주를 살피는 것과 비교하면 천체에서 방출되는 주요 분자선 정보를 훨씬 빠르고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고 천문연 측은 설명했다.

예컨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망원경에 적용할 경우 대기 요동에 의한 신호 위상 보정이 전보다 쉬워져, 관측 감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각 나라가 보유한 전파망원경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손에 꼽히는 장점으로 꼽힌다.

천문연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전파천문학 학술대회에서 이 시스템을 공개했다.

현재 핀란드, 이탈리아, 미국, 독일 등에서 설치 문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문연 한석태 박사는 "각 나라 전파망원경에 설치해 한국우주전파관측망과 함께 활용한다면 초미세 구조의 별과 은하에 대한 관측 연구가 가능해진다"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구현한 독창적인 관측 기법은 앞으로 국제 전파 천문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1년 천문연은 4채널 동시 관측 우주 전파 수신기기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전파망원경 3개에 설치한 바 있다.

KVN은 서울 연세대·울산 울산대·제주 탐라대에 각각 지름 21m짜리 전파망원경을 두고, 동시에 한 천체를 관측해 한반도 크기(약 500㎞) 전파망원경 효과를 구현하는 네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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