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서 바라본 프랑스 프로방스 코트다쥐르주 마르세유 전경. 임경훈 기자  
 
   
 
  ▲ 프랑스 마르세유가 개발을 추진하는 낙후된 지역 전경(사진왼쪽)과 건물. 임경훈 기자  
 
   
 
  ▲ 프랑스 마르세유 낙후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스마트세이(사진 왼쪽 )는 시립·일반아파트, 사무실, 실버타운, 호텔, 학교 등이 함께 들어서는 대규모 시설 이다. 사진 오른쪽은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처음으로 건축한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CMA CGM의 본사. 임경훈 기자  
 
   
 
  ▲ 프랑스 마르세유 스마트세이(시립·일반아파트, 사무실, 실버타운, 호텔, 학교 등)의 대규모 시설 조감도. 임경훈 기자  
 
   
 
  ▲ 프랑스 마르세유 도시계획과 프랭크 게일링 국장(사진 왼쪽)과 쿠턴 과장(사진 오른쪽)이 본지와 마르세유 지역의 도시재생에 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프랑스 하면 단연 떠오르는 도시는 역시 ‘파리’다. 프랑스를 매혹적인 나라라고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파리의 존재감 때문이다.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도시,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애정을 품는 도시이기도 하다. 파리와 전혀 상반된 평가를 받는 도시가 바로 프랑스 2대 도시인 마르세유인데, 코르시카 마피아, 이탈리아 마피아 등 국제적 범죄자들이 활개치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많아 여행자들에겐 ‘몸조심’해야 하는 도시로도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 마르세유가 국가적 행사와 도시재생을 통해 큰 변화의 시점을 맞이하며 유럽 문화수도로 변했다. 편집자 주

# 부정적·남성적 도시 마르세유

프랑스 제2도시로 꼽히는 마르세유는 파리 남쪽 797km, 지중해 리옹만(灣) 내의 크론곶과 크르와제트곶 사이에 있는 천연의 양항으로 프랑스의 무역항이다. 2600년에 걸친 오랜 역사와 화려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으며 역사로만 따지면 파리보다 더 오래된 도시다.

1950년대 까지 유럽 최고의 무역항이었지만 컨테이너가 도입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수심이 깊지 않은 지중해의 특성상 컨테이너선들은 대서양 중심의 항구도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철도교통이 좋지 않은 점도 무역이 쇠퇴하는데 한몫 했다. 이런 사정으로 마르세유는 큰 경제공황을 겪게 된다.

게다가 무역항 특유의 거칠고 남성적인 분위기에 마피아 등 국제적 범죄자들이 많이 유입돼 있어 부정적인 도시로의 이미지까지 가지게 된다. 그리고 지중해에 가깝다는 이유로 수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되는데, 이 때문에 다인종, 다종교, 다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 유로메디테라네(Euromediterranee)의 시작

마르세유는 도시재건과 새로운 산업모색이라는 두 가지 과업을 진행하게 된다. 파리와 리옹에 프랑스 초고속열차인 떼제베(‘Train a Grande Vitesse’)를 연결하고 두번째로는 은행, 통신회사 등을 유치해 항구 근처에 지중해 경제지구를 조성했다. 이 두가지가 마르세유의 도시재건사업인 ‘유로메디테라네’의 시초가 됐다. 도시재건 사업이 시작되면서 마르세유에 산업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주요산업의 체질을 관광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 도시재건의 촉매제가 된 것은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장의 현대화 및 확장을 시작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이 마르세유 출신이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를 토대로 호텔, 박물관, 공원 등이 지속적으로 들어섰고 자연스럽게 관광지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크루즈 정박항이 개발되면서 관광산업 발전이 더욱 가속화 됐다. 올해 중반기까지는 120만명의 관광객이 유치됐는데, 이는 개발 전 관광객의 10배에 해당한다.

이런 변화는 암울했던 마르세유가 2005년에 유럽문화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로 지정되는 발판이 됐다. 당시 마르세유는 ‘지중해를 대표한다’는 주제로 공모를 했는데, 마르세유의 환경이 가진 다인종, 다문화, 다종교가 음식, 건축 등의 다양화를 꽃피운 계기가 된 것이다.

# 스마트시티로의 변신 추진

마르세유는 이민족의 유입이 많다 보니 세계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가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현재 마르세유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마르세유의 특징인 역사성은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르세유는 뷰포트를 중심으로 중세구역, 근대, 초 현세구역 등의 특징적인 모습으로 구분되는데, 이 특징은 고수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세이(SMARTSEILLE) 건립을 통해 도시재건을 진행하고 있는데, 액상프로방스와의 연결을 통해 메트로폴리스 건설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세이는 총 5만8,000㎡가량의 부지에 시립·일반아파트, 사무실, 실버타운, 호텔, 학교 등이 함께 들어서는 대규모 시설이다. 기본설계는 수목지를 많이 형성하고 태양을 최대한 활용하는 친환경 건축이다.

해수를 이용한 냉난방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1.3ha에 이르는 수목을 조성하고 있다. 건물 옥상에는 벌집을 만들어 꿀을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건물 속에 자연이 응축돼 있는 것이다.

시립아파트와 일반아파트의 시설차이도 줄여 박탈감 해소 등 모두가 융합된 모습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세이가 완성되면 거주지역과 산업지역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기점으로 거주기피지역이 점차 거주선호 구역으로 변화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교통, 에너지, 인터넷 등 250개의 기업이 협업을 진행중이다.

# 계속된 고민과 치열한 경쟁

마르세유시 도시계획과 프랭크 레일링(Franck GEILING) 국장과 프레드릭 쿠턴(Frederic COUTON) 과장은 ‘관광은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수 많은 도시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지속적인 고민을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는 2020년과 2024년에 새로운 변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4년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는데, 마르세유에서 요트를 비롯해 각종 수상경기가 개최될 예정인 만큼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누린 효과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앞서 2020년에는 세계 자연심포지움이 마르세유에서 개최된다. 지금도 친환경, 환경보호정책을 도시계획에 적용하고, 친환경 도시재건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심포지움을 통해 마르세유를 또 한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관광개발, 산업개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낙후지역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르세유의 특성상 도시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빈부격차는 안고 가야하는 상황이다”라며 “그럼에도 분명 마르세유는 살기 좋은 도시이며 선진 도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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