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작가 잇는 ‘갤러리카페’로 시작
수익금은 다시 ‘일자리 나누기’ 투자

 

‘사회적경제 창업팀’ 공모 당선
실버 바리스타 3인과 ‘연’ 출발
퇴직 어르신들에 전문 일자리
지역 작가에 무료 전시공간 제공

 
관광 아이템 ‘고래’ 기념품 개발
5개 펀딩 성공 연매출 5배 껑충
영남권 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마을공방 육성사업 공모도 선정

 
고래-대나무 연결 일자리 창출
대나무 공예품 특허․디자인 출원
내년 고래콘텐츠 외연 확대 주력

 
우시산 변의현 대표가 남구 무거동 갤러리 카페 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qtm0113@iusm.co.kr


2015년 창업한 ‘우시산(울산의 옛 이름)’은 요즘 울산에서 주목 받는 사회적기업 중 하나다. 실버 바리스타를 채용한 갤러리 카페에서 출발해 사라져가는 울산 고래에 대한 문화 콘텐츠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마을행복공방, 고래박물관 기념품점, 고래문화마을 우체국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변의현 대표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몸을 담았던 언론사 생활을 10년만에 그만 둔다. 그리고서는 직장 생활 말미에 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현장에 뛰어든다.
4년간 경험했던 복지현장은 생각보다 더 열악했다.

서비스는 다양했지만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았다. 자격증을 따는 어르신들은 많았지만 일자리로 연결되는 것은 아주 드물었다.

시간만 나면 자격증과 일자리를 매칭할 방법을 고민했고 그것이 우시산의 출발점이 됐다.
 
#주사업장인 갤러리 카페 ‘연’ 2016년 초 문열어

2015년 가을 울산 남구청과 SK울산CLX가 함께 진행한 ‘사회적경제 창업팀’ 공모사업에 변 대표는 “실버와 작가를 잇는 ‘갤러리 카페’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참가, 당선됐다.

그렇게 문을 연 사회적기업 ‘우시산’은 주사업장인 카페의 이름을 ‘실버와 신진작가의 꿈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아 ‘연(緣)’이라고 지었다.

70대 조선업종 퇴직자와 60대 퇴직 교원 등 ‘연’에 꼭 맞는 실버 바리스타 등 3명이 사업파트너였다.

어르신들에게는 전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작가들에게 무료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갤러리카페를 열어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다시 일자리로 나누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게 변 대표의 생각이었다.

생애 첫 작가전, 중증장애인 작품전, 사회적기업 제품전 등 뜻깊은 전시회도 열렸지만 우시산이 지향하는 함께의 가치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래’아이템으로 보폭 넓혀

2016년 초에 예비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뒤 같은해 하반기에는 지역 작가와 청년들과 협업을 통해 남구에 특화된 관광아이템 ‘고래’로 기념품을 개발했다. 관광사업으로의 사업 영역 확장이다.

마을공동체 회복과 지속 가능한 일감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남구청과 마을행복공방사업 협약을 맺었다.

이는 수익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우시산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울산 장생포 고래마을의 ‘옛날 우체국서 편지 부치기(느린 우체통)’는 우시산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 됐다.

장생포에 있는 우시산의 3개 사업장은 만들고 체험하고 판매하는 능동적 문화주체로 우시산을 자리잡게 했다.

변 대표는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고래가 발견된 뒤 고래하면 사람들이 환경을 떠올리게 됐고 우시산도 사회적 미션을 바꿨다”면서 “친환경적인 고래관광상품을 만들고 관련 수익금으로 환경캠페인이나 고래보호, 고래학술 연구회 등에 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래와 관련된 기념품을 만들고 문화콘텐츠와 장생포 역사를 전국에 알리고 하니까 전공을 살리는 것 이라는 생각에 재미있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생포 고래마을에 위치한 우체국에서 우시산 직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임경훈 기자 qtm0113@iusm.co.kr

 
#작년에 찾아 온 ‘데스밸리’ 펀딩에서 돌파구 찾아

우시산에도 ‘데스밸리’(창업 초기 기업이 겪는 자금난 등 도산 위기)는 찾아왔다. 정식 매장이 없어 오프라인으로 판매가 시원치 않았는데다 온라인 매장도 하루 두세명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7~8월께는 커피숍 매출은 오르지 않고 7명이나 되는 직원들 월급도 임대료, 재료비도 줄 여유도 없었다. 변 대표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었던 적이 부지기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뛰어든 첫 펀딩에서 370만원이 모이자 급한 불을 껐고 그러길 여러번 반복, 자신감이 생기게 돼 5번의 펀딩에 참여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스타 사회적 기업 지정으로 ‘대도약’ 예고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의 스타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된 것은 우시산에는 행운의 ‘동아줄’이 됐다.

행운은 겹쳐 찾아왔다. 지난 여름 네이버 해피빈(happybean)에서 진행한 펀딩은 목표 금액을 4배 이상 웃도는 1,313만8,000원을 달성했다.

걸그룹 걸스데이 유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시산의 고래 텀블러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팔린 유라 텀블러만해도 4,000여개가 넘는다는 게 변 대표의 설명이다.
‘유라 텀블러’가 히트를 치면서 우시산 온라인 쇼핑몰에는 하루에 200명 가량 몰려왔다. 고래도마나 고래인형 등의 연계 매출도 늘어나는 등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펀딩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1억1,000만원을 갓 넘긴 매출도 올해에는 ‘유라 텀블러’를 등에 업고 올해 5배 정도로 껑충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에는 고래콘텐츠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

우시산은 내년에는 고래콘텐츠의 외연을 더욱 넓히기로 하고 그 재료를 십리대숲에서 나오는 대나무를 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역 비즈니스커뮤니티활성화 사업(관광공예품 R&D)에 뽑혀 만든 조명등은 3D프린터를 이용해 고래가 유영하는 모습을 담아냈는데 특허·디자인 출원을 마쳤고 버려지는 대나무를 이용해 대바구니를 만들어 보는 키트는 실용신안 출원중이다.

변 대표는 “대나무와 고래를 연결하면 일자리가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에 십리대숲의 대나무를 활용해 체험교실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시산은 내달 5일 이같은 내용으로 성과발표회도 계획하고 있다.
 
#2019년에는 고래콘텐츠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

행정안전부의 마을공방 육성사업 공모에도 선정되며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일자리 제공형)도 다른 업체들의 절반 기간인 1년만에 마무리 한 우시산은 현재 실버 바리스타와 경력단절 여성 등 정직원 10명(실버인력 4명, 청년인력 3명, 경단녀 3명)으로 늘었으며 자원봉사자 15명 등도 우시산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올해 4월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년 예비 관광벤처기업에 최종 선정된 것을 계기로 관광벤처로서의 활동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변 대표는 “고래 문화 콘텐츠에 이어 대나무를 활용한 관광사업에서도 길을 찾는다면 울산경제에도 도움이 될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더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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