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시 진해구 제황산 정상에 있는 박물관 겸 전망탑에서 바라본 진해구 전경. 임경훈 기자  
 
   
 
  ▲ 문화관광해설사가 진해우체국앞에서 진해우체국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 창원시 진해구의 일본식 장옥거리의 외벽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장옥은 당시 1층은 상점,2층은 주택및 여인숙으로 이용되었다. 임경훈 기자  
 
   
 
  ▲ 문화관광해설사가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가 제작해 설치한 ‘315명의 희망나무' 앞에서 희망나무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314명의 희망나무'가 설치된 골목길 풍경. 임경훈 기자  
 
   
 
  ▲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상상길.  
 

전국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첨단산업에 대한 관심과 낙후된 도시재건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한창이다. 큰 틀에서 보면 첨단산업을 도시에 집약화 시키는 도시개발도 도시재생의 한 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5편에 걸쳐 살펴본 해외 선진사례를 보면 개발과정에서 단순히 기술집약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곳은 없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친환경’, ‘역사성’, ‘지속가능성’, ‘주거자 우선’, ‘주민 참여’, ‘기다림’ 등이 함께 수반됐는데, 선진사례에서 배우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과정과 가치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울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도 남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재생이 이뤄지는 각 지역 특색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편집자 주

#원도심 회복의 아이콘 마산 창동예술촌

경상남도 창원은 지난 2010년 창원과 마산, 진해 3개시가 자율통합되면서 통합창원시를 출범했다. 그럼에도 각 지역이 가진 특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특히 마산의 도시재생은 원도심 회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마산은 섬유산업과 철강산업 등 근대산업의 중추도시였다. 80년대 마산 창동을 떠올리면 공무원들이 첫 월급을 받고 양복을 맞추는 모습, 좋아하는 DJ의 음악을 들으며 여가를 보내는 모습, 수줍은 첫선, 연인과의 데이트 등이 이야기 된다. 마산 뿐만 아니라 타지역 주민들까지도 모여드는 남부지역 최고의 핫플레이스 였다. 80년대 당시 창동지역 땅값이 평당 1억을 호가했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90년대 접어들면서 산업시설이 철수하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원도심이 급격히 노후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창동 일대의 빈점포 50개를 2년간 건물주에게 임차하고 50명의 개별 예술인들에게 2년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예술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사업은 ‘창동예술촌’, ‘에꼴 드 창동’ 창작공간 조성, ‘스토리텔링’ 흔적골목 조성 등 확실한 테마를 입게 된다.

이 원도심 거리에는 세상에서 가장 늦게 문을 닫는 미술관, 예술인이 모여 움직이는 텃밭, 대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예술영화상영관 등이 눈길을 끈다. 경남 유일의 예술영화관은 매일 6회 상영하는 영화관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집약 돼 있다. 180개 국적 2만3,000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타일로 거리를 구성한 것도 눈에 띈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거리의 3.15가족나무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한다.

토요일이 되면 골목에 프리마켓이 생기는데,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PC방과 술집이었던 것을 창원시가 구입해 아트센터를 열어 전시회도 가지고 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원도심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창동예술촌이 엔진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도심에 예술촌을 만들어 도시를 활성화 시키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도시재생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분들은 관광산업을 너무 부각하고 있다”며 “예술인들이 밥을 먹고 생활을 하면서 주변 상권이 회복됐고, 방문객도 늘었는데, 이제는 창동예술촌의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예술을 동력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그 예술 자체가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에 맞는 재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지원금 없이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고 있다”며 “순차적 자생을 위한 논의를 지주 및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창원, 역사도시 진해 등 첨단·관광 투-트랙

통합2기 시정 출범과 함께 강조해온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의 투-트랙 전략은 지난해 창원시정의 단연 돋보이는 부문으로 꼽힌다.

창원국가산단 구조고도화 추진과 마산자유무역지역 고도화 완료로 미래 新산업 투자여건을 확충했고 로봇비즈니스벨트 테스트플랜트 준공, 수소연료전지산업 기반구축 및 드론 전문교육기관 유치 등으로 첨단산업 기반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특히 LG전자 R&D센터와 글로벌 첨단기업 GE사, 한독 소재연구센터 등 첨단연구기관과 기업이 들어서 산업부문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한 바 있다.

진해는 ‘근대문화역사길 탐방’을 통해 진해의 근대문화유산을 알리고 있다. 진해 해군의 집을 시작으로 충무공 이순신 동상, 문화공간 흑백, 군항마을 역사관, 뽀족집, 원해루, 진해우체국, 제황산 등을 돌아보는데, 일제 강점기 당시의 스토리를 듣고 역사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정체된 진해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군항제에 특화된 진해 관광산업의 스펙트럼을 보다 넓힌 것이다.

#울산 지역특색을 살린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펼쳐라

산업수도 울산은 뒤늦게 경제침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중공업과 각종 산업시설 등으로 인해 지역적 차이는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구 뿐만 아니라 울산의 수많은 근로자들과 그의 가족들을 먹여살린 기반산업이 불황에 빠지자, 작게만 보였던 지역적 침체가 전체적으로 드러난 모양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 구·군별로 시행하고 있던 도시재생사업과 관광산업 들이 이제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꾸준하게 사업이 진행되야 한다.

중구의 원도심 회복, 남구의 철새마을 조성, 북구의 염포·양정 도시재생 등은 지역의 특색이 충분히 담겨 있다. 다만 선진사례에서 봐 왔듯이 적어도 10년은 지켜봐야 한다. 도심 회복을 위해 연례행사처럼 추진되는 사업들이 대부분 개점효과만 누리고 거품이 빠지는 모습을 반복해선 안된다. 수소에너지 사용정책, 전기차 보급 등 첨단기술과 친환경 산업이 활성화 되고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이 진행되는 울산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