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규탄하는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임경훈 기자  
 

하부영 노조지부장 “자동차 노동자 위해 투쟁”
타결시 추가 파업 예고… 기아차 노조도 동참
울산시장 “울산 미래자동차산업에도 정부 의지 보여줄 때”

임금을 낮추는 대신 일자리를 제공하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현대자동차 노조가 2시간 파업을 결정하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5일 오후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6일 2시간 파업을 결정했다. 오전 출근조(1직)는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오후 출근조(2직)는 오후 10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0시 30분까지 2시간씩 파업하기로 했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경고성 파업’이다. 만약 협상이 최종 타결돼 공식화되면 7일에도 2시간 추가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협약에 동의한 사측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노조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하부영 노조지부장은 “이번 파업은 불법이지만 한국 자동차 노동자 전체를 위한 투쟁이기 때문이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지부장은 “고용위기를 느끼는 현대차 조합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하겠다”면서 “내년 단체협약은 조합원 고용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이날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6일 2시간 파업으로 투쟁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룻밤 사이 수차례 상황이 뒤바뀌었던 ‘광주형 일자리’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온 상태다.

이날 광주시가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전날 현대자동차와 잠정합의한 협약안을 조건부 의결한 데 대해 현대차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주44시간 연봉 3,500만원의 임금수준 등을 담은 협약안을 의결하면서 논란이 됐던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하기로 한 조항은 제외했다. 대신 △관련 조항을 전면 삭제하는 안 △‘각 사업장별 상생협의회는 근참법(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상 원칙과 기능에 근거해 운영되도록 하고 조기 경영안정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고려해 결정한다’며 유효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안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효력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안 등 세가지 조정안을 마련하고 현대차와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차는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며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광주시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의 간담회에서 “정부가 울산의 미래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의지를 보여줄 때”라며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송 시장은 “정부와 광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울산이 이런저런 평가를 하기는 쉽지 않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다. 그는 “현대자동차 노조의 문제 인식과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울산 자동차산업 미래에 대해 정부가 대답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기존 업계의 임금 절반 수준으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만대 생산 공장을 신축해 일자리 1만2,000여개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추진해온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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