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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리 칼럼] 원전정책 국민투표 요구의 허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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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승인 2018.12.05 22:30
  • 댓글 0

대만 탈원전 폐기 국민투표 결과 왜곡 해석
국회 에너지특위 원전 정책 국민투표 주장
60년 이상 걸리는 ‘느림보 탈핵 장기계획’
당리당략 정책 아닌 시민안전부터 강구를

 

이상범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울산출신 박맹우‧이채익 국회의원은 국회 에너지특위에서 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를 주장했는데 이는 법적 근거도 없고 현실성도 없는 딴지걸기에 불과하다. 일부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대만의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데 이는 JTBC에서 팩트체크를 통해서도 다룬 바 있다.

보수언론 및 자한당과 찬핵 진영에서 펼치는 원전정책 국민투표 요구 공세는 지난달 24일 대만의 탈원전 폐기 국민투표 결과에서 기인한다. 25년까지 탈원전을 규정한 법 조항을 삭제했을 뿐인 국민투표 결과를 가지고 마치 탈원전 정책 자체를 폐지한 것처럼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 내용과 결과를 살펴보면 대만국민 다수의 선택이나 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확고부동함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지방선거와 동시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대만 국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축소 및 신규건설 중단 안건을 매우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안전법 95조 1항인 ‘핵발전소 시설은 2025년까지 모두 중단돼야 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안건도 함께 통과 됐는데 유권자 대비 30%도 안 되는 낮은 찬성률로 겨우 통과됐다.

그리고 문항도 탈원전 폐지가 아니라 25년까지 중단조항을 삭제하는 것일 뿐이어서 선언적 수사에 가깝다. 즉 대다수 대만국민은 여전히 친환경 재생에너지 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이 지표상으로 드러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보수언론과 극우보수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실은 외면한 채 마치 대만국민 투표결과가 탈원전 정책 자체를 폐지한 것처럼 과대포장을 해서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대만 정부의 변함없는 탈핵 의지다. 대만정부는 2025년까지 모든 핵발전소 운영을 중단한다는 법 조항이 폐지되더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대만 정부의 변함없는 탈핵 의지다.

대만정부는 2025년까지 모든 핵발전소 운영을 중단한다는 법 조항이 폐지되더라도 노후 원전 수명연장이나 신규핵발전소 상업운전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탈핵에너지전환 목표 수정은 없을 것이라 발표했다.  대만에서 현재 운영 중인 핵발전소는 4기에 불과하다. 제1 핵발전소의 진산원전 1‧2호기는 이미 폐쇄되었고 나머지도 곧 40년 수명만료를 앞두고 있다. 가장 늦게 지은 마안샨 2호기의 수명 만료시점이 2025년이다.
대만의 국민투표 결과를 두고 우리도 탈핵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나라 상황은 대만과 전혀 다르다. 우리는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로 23개의 핵발전소가 운영 중이며, 5기를 건설 중이다. 대만은 10년 안에 탈핵을 완성하는 급진적인 단기계획이었지만 우리는 60년 이상이나 걸리는 2080년대에 탈핵을 완성하겠다는 느림보 장기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건설 중인 원전은 공론화를 거쳐 그대로 진행하고, 향후 추가 원전건설 계획만 중단했을 뿐이어서 공약보다 후퇴했다.

그럼에도 자한당과 소속 국회의원은 현 정부의 탈핵정책을 급진적이라고 비난하며,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국민투표를 하라고 고함치며 윽박지르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탈핵 에너지전환을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가 핵발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전환 시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지 대만 따라하기가 아니다. 대만의 국민투표 결과는 정쟁의 산물일 뿐이며, 탈핵유지냐 찬핵 회귀냐는 전적으로 현 민진당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리고 관련법과 정부의 의지로 보는 대만의 원전 정책은 여전히 탈원전이 굳건하다.

끝으로 원전 정책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투표 요건이 아니다. 이를 모른다면 국회의원 자질이 안되는 무식함이요, 알고도 주장한다면 오로지 당리당략을 앞세운 국정 발목잡기다. 박맹우‧이채익 국회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고 현실성도 없는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당리당략 정쟁에 앞장설 것이 아니라 원전의 위험에 포위돼 있는 울산시민들의 안전대책부터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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