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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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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8.12.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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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에 장원급제하여 스무 살에 파주 군수가 된 그는 뛰어난 학식과 젊은 나이에 오른 높은 벼슬로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만’이라면 떠오르는 인물 맹사성(1360~1438)은 어느날 고을에서 유명하다는 무명 선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는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 생각하오?” 그러자 스님이 대답하기를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고 하자, 맹사성은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이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스님은 녹차나 한잔하고 가시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스님은 맹사성의 찻잔에 찻물이 넘치는데도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다. 맹사성이 이게 무슨 짓이냐고 소리치자 스님이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순간 부끄러웠던 맹사성은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 문지방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물끄러미 웃으면서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맹사성은 이날의 교훈을 잊지 않고 몸을 낮춰 훗날 조선의 청백리요 두번째 명재상이 되었다.


오만(傲慢)은 ‘태도가 건방지고 행동이 거만하여 사람을 업신여긴다’는 말이다. ‘인생은 오만한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한다’ ‘오만할수록 결국 끊어지고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원불교 법어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고용을 중심으로 각종 경제지표 악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부의 경기 인식을 둘러싼 의구심이 심각하다. 경제성장의 기초 인프라인 고용지표들은 ‘일자리 정부’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다.


경제가 더 나빠지면 손을 쓸 수 없다. 침체국면이 길어지면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우려가 크다. 청와대와 정부가 오만과 편견에서 하루 빨리 헤어나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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