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방화문 등 초기진화·피난시설 상시 관리하고
건물관계자는 피난동선 미리 숙지해 초동조치 철저히
이용자도 대피훈련 꾸준히 하고 피난구 확인 습관을

 

정호영 중부소방서 방호구조과장

어느덧 화재에 취약한 동절기에 접어들었다. 기온이 떨어지면 화기 취급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화재는 증가하기 마련이다. 2017~18 중부소방서 화재 통계를 보면 동절기(11월~2월)에는 157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하절기 4개월간의 화재건수는 85건으로, 하절기 대비 동절기 화재발생 건수는 2배에 이른다.

고시원 등 다중이용업소 화재사례를 살펴보면,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대형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고시원 등과 같은 다중이용업소는 건물구조, 입지여건 등으로 화재 시 다수의 인명피해 발생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특히 고시원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생활하고 복도와 대피로가 수용인원에 비해 좁아 피난에 불리한 구조로 되어있으며,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외관을 고려해 연기가 배출될 수 있는 창을 없애는 업소도 많기 때문에 연기에 더욱 취약한 구조이다. 또한 대부분의 다중이용업소는 상가 밀집지역, 또는 좁은 도로상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곤란해 초기대응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화기나 스프링클러와 같은 초기소화 시설을 항상 사용가능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며, 건물 내장재에 반드시 방염처리를 하여 화재의 확산을 지연시키고 유독가스가 덜 발생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방화문, 유도등과 같은 피난시설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방화문을 항상 닫혀있어야 하며, 피난에 방해가 되는 물건을 적체하지 말아야 하겠다.

위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약 화재가 발생한다면 건물관계자의 초동초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계자는 화재상황에 따른 피난동선을 미리 숙지해야 하며, 위급한 상황시 자신이 대피하기 전에 반드시 요구조자를 대피시켜야 한다. 화재초기 유독가스가 분출되는 다급한 순간에 요구조자들을 대피시킬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관계자 뿐이며, 이들의 피난안내는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에게 탈출 성공에 절대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소화기나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초기 진화도 실시할 것을 권하고 싶다. 옥내소화전은 소화기 보다 효과가 크므로 적극적인 사용을 권한다.

이용자들도 화재취약지역에 들어갈때는 피난구가 어디인지 확인해 봐야 하며 피난시 자세를 낮추고 젖은 수건으로 대피해야 하는 등의 피난요령을 숙지해야 하겠다. 각 대상처는 위험요소는 있고, 또 그것을 극복할 방법 또한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항은 평소 소방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

소방시설 작동여부는 관계자가 자주 사용해봄으로서 상태를 확인해 볼수 있으며, 대피도 소방훈련으로 자연스럽게 해볼 수 있다. 또한, 어떻게 초기 진화할 것인지를 훈련으로 익힌다면 충분히 초기 소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모든 사고가 예방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 크건 적건 사고는 일어나게 되어 있으며 그 사고를 어떻게 대응하는냐가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소방시설 등의 관리, 소방훈련 등은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이런 것을 극복하기위해서는 관리자와 사용자의 안전우선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본다는 것은 이미 사고사례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안전의식의 고취로 많은 사람들이 소방교육 참여를 희망하고 소방시설 설치 및 유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많은 시민들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화재를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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