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가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양의지(31)를 전격 영입했다. 역대 FA 몸값 2위의 높은 액수로 양의지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NC는 11일 "양의지와 계약금 60억 원, 연봉 65억 원 등 총액 125억 원에 4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16시즌 뒤 롯데가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이대호와 맺은 4년 15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 몸값이다.  

파격적인 액수다. 물론 양의지는 지난해 LG가 역시 해외 유턴파 김현수와 맺은 4년 115억 원과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각 구단들이 최근 4년 80억 원 FA 상한제 도입에 합의하는 등 시장이 축소될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FA 몸값이 너무 올라 구단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상한제 도입을 강조해온 터였다.  

이런 가운데 NC가 보장액만 125억 원의 대형 계약을 터뜨린 것이다. KBO 관계자는 "당초 지방 구단들은 FA 상한제에 대해 반대 입장이었다"면서 "실탄이 아니면 생활 환경이 좋은 수도권 구단들과 어떻게 영입 경쟁을 하느냐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리그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상한제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A 상한제가 올해 당장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된 것. 이런 상황에서 NC가 거액으로 양의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김현수, 민병헌(롯데)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뺏긴 두산도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양의지 사수에 나섰지만 실탄에서 밀렸다.  

흥미로운 것은 NC의 양의지 영입 발표 시점이다. 당초 NC 김종문 단장은 최근에도 양의지와 계약에 대해 "몸값 협상과 시장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영입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양의지와 관련이 있는 외인 타자와 협상 중인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전격 양의지 영입이 발표된 것이다. 

전날 NC는 전 소속 선수인 이태양의 폭로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2015년 5월 KBO 리그 경기에서 승부 조작 유죄가 확정돼 KBO로부터 영구 실격된 이태양은 "당시 구단에서 도와준다고 약속하며 자수를 권유했고, 군대에 다녀오면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구단은 언론과 접촉을 막고 나에 대한 악의적인 인터뷰를 했고, 구단이 지정해준 변호사는 문우람 무죄에 대해 얘기를 하면 재판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다며 내 입을 막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파문은 컸다. 이태양은 전 동료 투수였던 이재학과 함께 정대현, 문성현(이상 넥센), 김택형(SK), 김수완(군 복무) 등도 승부 조작을 했다고 브로커에게 들었다면서 "왜 이 선수들은 조사를 하지 않느냐"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NC는 즉각 반박했다.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016년 6월 27일 이태양과 면담할 당시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결백하다'고 하여 선처 가능성을 언급했다"면서 "그러나 이태양이 승부 조작을 하고 금품을 받아 실형과 영구 실격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재학은 모두 무혐의 판결을 받았는데 이태양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며 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NC는 양의지와 대형 FA 계약 소식을 터뜨린 것이다. 이태양 폭로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위력을 갖는 메가톤급 뉴스다. 이태양의 폭로가 양의지와 NC의 계약을 더욱 앞당긴 모양새다. 

계약 뒤 김종문 NC 단장은 "창원 새 야구장 시대에 맞춰 시민과 경남도민의 팬심에 화답하는 길은 선수단에 과감히 투자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다이노스가 내년 가을야구에 다시 도전하며 강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동욱 신임 감독도 "포수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면서 공격력도 보강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내년을 다짐했다. 양의지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선택하게 되었다"면서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기회를 주신 NC 구단에 감사드리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두산 구단과 김태형 감독님,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태양 폭로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더 큰 충격이 몰아친 형국. KBO 리그를 강타한 잇딴 뉴스들이 연말 스토브리그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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