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에서 체포된 중국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10일(현지시간) 법원에 보증금 1천500만 캐나다달러(약 125억원)를 조건으로 석방을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멍 부회장의 남편 류샤오쭝은 이날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 법원에서 두 번째로 열린 보석(保釋) 심리에서 현금과 자산을 합쳐 미화 1천1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보석금을 내겠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멍 부회장 부부는 2009년과 2016년 밴쿠버에 주택을 사들였는데, 두 주택의 현재 가치는 각각 560만, 1천630만 캐나다달러(약 47억, 138억원)에 달한다. 

재판장은 만약 보석을 허가할 경우 도주 가능성을 막기 위해 어떻게 소재를 파악하고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관해 보안업체 의견도 청취했다. 

재판장은 남편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거주자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보증인으로서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했다. 남편이 방문자 신분인 만큼,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 인도 여부를 둘러싼 재판에 계속 출석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변호인들은 멍 부회장에게 전과가 없고 여권이 압수돼 항공편을 탈 수 없으며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서 보석 허용을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범죄인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어도 미국으로 넘겨지는 데는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캐나다 정부가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것에 법원이 동의하더라도 멍 부회장에게는 상소(항소·상고)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 정부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홍콩에서 멕시코로 가던 도중 경유지인 밴쿠버에서 체포됐으며, 지난 7일 첫 심리가 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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