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빵집서도 체감할 수 있는 경기한파
향후 2~3년간 세계 경기하향 흐름 지속
개개인 능력 발휘해 위기시대 극복해야

이무재㈜DS가스텍 대표이사

가끔씩 들리는 동네 베이커리에 오랜만에 빵을 사러 들어갔다. 계산해 주는 주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장사는 잘 되시죠?” “고만고만합니다~” “단골손님 많으시잖아요?” “전보다 많이 안 사가시네요. 재료값도 오르고, 대출금도 제법 남았는데, 아르바이트생 내보내고 제가 좀 더 일해서 그냥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와주시는 분들 덕에 문은 안 닫아도 되니 감사하지요~허허.”

근래에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는 말이다.
해마다 연말이면 추워서 종종걸음을 치면서도 거리에 활기가 넘쳤다.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신년계획을 세우면서 친구들과도 시간 내어 얼굴도 보며, 분주함 속에 생활하다보면 어느덧 봄이 저 너머에 와서 기다린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 하향세 영향 때문인지 겨울은 찬바람이 더 세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경기침체의 겨울이 언제 그칠지 가늠하기 어려워서 많은 이들이 몸도 마음도 추위에 떨고 있는 듯하다.

경제계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는 둔화됐고 경제심리는 위축됐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로 교역 위축 효과가 본격화되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과 신흥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2-3년간은 경기하향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8~19년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의 경우 수출이 2018년과 유사한 증가세를 유지하겠으나, 민간소비와 투자 전반이 둔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치상으로 보여주는 성장률도 희망적이지 않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침체는 훨씬 더 암울한 상태다. 

한편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인상은 국가가 근로자의 삶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된 부작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찬성과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혜택을 보리라고 기대했던 근로자들이 있던 직장마저 그만둬야 하는 위기에 몰리면서 회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 저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있다. 모든 일에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니 시간이 지나면 객관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일한다고 한다. 이미 고임금을 지불하는 대기업은 최저임금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원자재 값을 더 이상 낮출 수 없어 인건비를 줄여서라도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던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한 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중상층이 많아야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튼튼한 경제와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견실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여러 정책들이 실효성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고 개선해야 될 것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이 찬바람이 누구의 탓이라고 돌려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 그리고 추운 날씨에 ‘춥다’라고 말하는 것 또한 잘못은 아니다. 다만 추위를 극복할 방법을 함께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정치, 경제 분야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지혜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의 흐름 속에서 우리 한국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하며, 지방자치단체와 도시 그리고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더 미래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날마다 노력해야한다.

사실 우리 한국인 대부분은 지혜롭고 부지런하다. 위기의 시대에 능력을 발휘하며 지금까지 한발 한발 성장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 내년은 돼지의 해다. 울산 시민 모두가 재물이 쌓이는 해가 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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