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술로 알츠하이머(노인성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찾아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상현실 게임 등에 쓰이는 헤드셋의 영상으로, 치매 위험이 있는 잠재적 환자의 '길 찾기(navigation)' 능력을 검사하는 것이다. 검사 결과가 나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 조교수이자 이 연구 책임자인 데니스 챈 박사는 "보통 알츠하이머가 기억력부터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져 왔는데 방향감각의 이상을 최초 증상 중 하나로 보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40세부터 60세까지의 피시험 군 300명을 모집할 예정인데 이 중에는 치매 위험 유전자를 가졌거나 치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포함된다고 한다.

이들은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상의 목적지를 찾아간 뒤 도중에 경험한 세부사항을 기억해내는 검사를 여러 다른 환경에서 받게 된다.

사실 챈 박사와 동료 연구진은 수년 전 방향감각 상실이 알츠하이머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당시엔 태블릿 컴퓨터로 방향감각을 테스트했는데 가상현실 세트를 쓰면 검사의 정확도가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챈 박사는 "연구의 목적은, 사람들이 뇌 기능 이상을 의식하기 전에 검진하는 것"이라면서 "테스트에서 특별한 문제를 보인 피험자가 실제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더 높은지 관찰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내후각피질로 알려진 뇌의 미세부위가 방향감각을 통제하는 광범위한 뇌세포 망에서 허브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이 부위부터 이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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