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가 황새 쫓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의 뱁새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다. 머리가 약간 적갈색을 띠고 눈이 오목하게 들어간 것처럼 보여 ‘붉은머리오목눈이’로 불린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가 가장 탁란(托卵)을 많이하는 새 둥지가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다. 자기 둥지 없이 새끼를 부화하기로 유명한 뻐꾸기는 주로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몰래 낳고 떠난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그런 줄도 모르고 뻐꾸기 새끼를 자기 새끼라고 착각해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먹여 키운다. 뻐꾸기 알이 자기가 낳은 알보다 4배나 큰데도 눈치채지 못한다.

알을 깨고 나온 뻐꾸기 새끼는 본능적으로 둥지 안에 있는 다른 알과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 떨어뜨린다. 먹이를 독차지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자기 새끼를 한마리도 키우지 못하고,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계속 가져다 먹이느라 고생한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흰색 알만 낳는 암컷과 푸른색 알만 낳는 암컷이 있다. 그런데 붉은머리오목눈이의 흰 알은 대부분 어치에게 먹힌다. 반면 푸른 알은 뻐꾸기에게 탁란을 당하니 ‘뱁새’의 새끼 부화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는 김정은 답방 문제를 둘러싼 한국 내 동향을 자세히 전하며 ‘김정은 열풍’ ‘김정은 쇼크’ 현상으로 명명했다. “서울인지 평양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도 했다. ‘김정은 열풍의 근원을 보다’라는 글을 게재하고 ‘바른말’이란 필명을 쓰는 서울의 자영업자가 이 글의 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도처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환영준비위원회’ ‘위인맞이환영단’ ‘꽃물결대학생실천단’ ‘백두칭송위원회’ ‘백두수호대’가 조직되고 있다”며 “(김정은의) 지도력과 카리스마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는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보면 바야흐로 뻐꾸기(김정은 칭송집단)들이 뱁새(한국) 둥지에 알을 낳기 바쁘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일부 눈이 먼 뱁새들은 드러내놓고 뻐꾸기 알을 키우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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