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증인’으로 돌아온 정우성·김향기
변호사·자폐소녀의 만남 담아 

 

영화 ‘증인’ 스틸컷. 공식 홈페이지

 

“전과는 다른 역할을 맡아 연기하면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배우 정우성(46)과 김향기(19)가 영화 ‘증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증인'은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가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우성이 연기하는 순호는 오래 신념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고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 변호사다.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은 “영화 시작이 순호가 삶의 무게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는 시점이다”며 “그는 지우를 만나면서 삶의 본질과 가치를 되돌아보며 성장하게 된다”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그전에는 사건에 치이고 애쓰는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증인'에서는 지우가 순호에게 주는 감정의 파장을 느끼면서 따라가면 돼서 편안함을 느꼈다”며 “순호라는 인물 자체보다는 지우 그리고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숨이 트이는 듯했다”며 “이처럼 치유받으면서 쉴 수 있는 영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할 것 같았다. 따뜻함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향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2003년 광고를 함께 촬영한 적이 있는 두 배우는 이번 영화가 첫 연기 호흡이다.

정우성은 “김향기라는 배우가 가진 순수함이 제가 양순호 역할을 하는데 큰 영감을 줬다”며 “좋은 동료 배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우는 작은 표정과 움직임도 크게 보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 그러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자기 몸에 담고 있지 않았다면 ‘아직은 지우가 되지 않았구나'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향기는 현장에서 연기를 시작하면 온전한 지우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소녀를 연기한 김향기에게도 이번 영화는 도전이었다.

김향기는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영상 자료와 책도 많이 참고했다”라며 “그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지우 자체를 잘 표현해내는 것이었다. 지우는 감각이 예민해서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 있었다. 그 부분을 상상하면서 집에서 혼자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김향기는 정우성과의 호흡에 대해 “N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다”며 “현장에서 항상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촬영할 때 외에도 주변 사람들 식사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면 ‘배려의 아이콘' 같았다”고 웃었다.

‘완득이'(2011), ‘우아한 거짓말'(2014)의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다음 달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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