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던 국가대표 김보름이 약 1년 만에 해명에 나섰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라이브(LIVE)'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 부분을 밝히기가 힘들었던 건데, 2010년 겨울부터 선수촌에 합류해 올림픽이 있었던 작년까지 (노선영 선수에게) 계속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코치 선생님께서 한바퀴 30초 랩타임으로 타라고 하면 나는 30초로 딱 맞춰서 탔다. 그때 (노선영 선수는) 스케이트를 타면서도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면서 천천히 가라고 했다. 그렇게 내 훈련을 늘 방해했다. 스케이트를 타면서는 물론이고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 부러서,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서 그랬던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선수들끼리 당연히 견제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선수의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주는 것은 견제가 아니라 피해라 생각한다"며 괴롭힘을 당한 선수는 노선영이 아니라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수촌 내 괴롭힘으로 인해서 나는 기량이 더 좋아질 수 없었다"며 "감독님에게 얘기한 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노선영 선수가) 왜 김보름 편만 드냐고 했고 선생님들도 내게 그냥 참고 하라고 했다. 그래서 여태까지 이렇게 온 것 같다"며 억울해 했다.

김보름과 노선영을 둘러싼 진실공방은 1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진 여자 팀 추월 종목에서 비롯됐다. 왕따 주행 논란으로 인해 후폭풍이 강하게 남았던 경기다.

당시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가 출전한 대표팀은 8개 나라 중 7위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팀 추월은 주자 3명 중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기록으로 경쟁하는 종목이다. 노선영이 김보름과 박지우보다 약 4초 정도 뒤처졌다.

세 선수가 팀 추월 종목에 걸맞지 않은 조직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있었고 선두로 들어온 김보름이 노선영을 배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왔다. 김보름이 노선영을 언급하면서 웃음을 보였던 방송 인터뷰가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후 백철기 당시 총감독은 팀 추월 레이스에서 노선영이 직접 얘기하는 등 합의된 작전을 들고 나왔고 경기 전 팀 분위기는 좋았다며 '왕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선영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 및 방송 출연을 통해 자신은 처음 듣는 작전이었고 서로 훈련하는 장소가 달라 분위기 역시 좋지 않았다고 했다. 

김보름은 이날 채널A를 통해 노선영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보름은 "2017년 12월15일부터 태릉에서 함께 훈련을 받았다. 훈련 계획표와 영상이 다 있다. 태릉에서 다른 대회가 열려 따로 훈련한 기간은 단 5일이었다"고 말했다.

팀 추월 경기 전 팀 분위기는 좋았다는 게 김보름의 해명이다. "경기 이틀 전에 선수와 스태프 모두 모여 상의를 같이 했고 경기 시작 직전에는 노선영 선수가 박지우 선수와 내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하면서 웃으면서 경기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또 논란의 주행에 대해서는 "노선영 선수는 내가 일부러 가속했다고 말했는데 영상 분석 결과 나는 가속하지 않았다. 오히려 0.1초 정도 느려졌다. 뒤에 있는 선수가 힘이 빠져서 선두와 거리가 벌어질 것 같으면 항상 소리를 쳤다. 노선영 선수가 다른 경기 때는 그렇게 했었지만 올림픽 때는 사인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때 사용한 작전은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을 때 시도한 전략과 같았다고 반박했다. 

'왕따 주행' 논란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자체 감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남아있었다. 김보름이 직접 나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이유다.

김보름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앞으로 선수 생활을 더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꼭 잘못 알려진 부분과 오해에 대해 풀고 나가야 내가 훈련에 더 집중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채널A는 김보름의 폭로와 관련해 노선영이 "(내가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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