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역 경제 활성화’ 새해 첫 투어 울산서 시작
‘울산 수소생태계 구축’ 선언… 정부정책에 중요한 역할 기대
조선해양플랜트硏 설립 긍정 검토… 경제 활력 되찾는 계기로

 

최장락 시민사회부 부국장

조선시대 임금의 행차를 거둥(擧動)이라고 한다. 한자어로는 거동이지만 읽기는 거둥으로 읽는다. 거둥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민심을 파악하고 정치적 입지를 다지면서도 지방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숙종실록 권3>에는 숙종이 교지에서 “백성들이 억울함을 품고 있어도 그들이 신원을 하소연하지 아니하면 내가 들을 수가 없다. 그러니 비록 도성 밖이 아니더라도 이번에 거둥하였다가 궁으로 돌아올 때에 상언을 받들라”고 했다. 특히, 정조는 화성을 축성하면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보살피는데 힘썼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노력했다.

<정조실록 권29>에 따르면 정조는 화성을 축조하면서 수원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수원부사 및 각계에 수원 경기부양책을 공모해 전국의 부상(장수)들이 수원을 찾아들도록 해 경제기반을 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경제 위기에 놓인 울산을 방문했다. 대통령의 방문은 울산 경제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울산은 지금 각 분야에서 당장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산더미다. 그 중에서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울산은 그동안 산업수도로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세계적 불황기와 맞물린 조선산업의 침체, 자동차 산업의 부진 등으로 일자리가 급격히 줄었다. 가벼워진 주머니 탓에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중소상인은 물론 지역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울산시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소산업, 3D프린팅 등 신성장 동력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해 첫 전국 투어를 울산에서부터 시작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울산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선언하면서 ‘수소경제를 울산 경제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수소산업에 대한 울산의 비전과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정부의 수소에너지 정책에 있어서도 울산이 중요한 역할 수행이 가능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는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이며,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고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또, “울산은 수소경제를 위한 탄탄한 기반과 함께 천여 개의 에너지기업과 연관기업이 있고 실력 있는 대학과 연구기반도 조성돼 세계적인 수소경제 선도 도시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울산이 성공하면, 대한민국도 성공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행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수소경제 로드맵’ 보고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수소기술을 육성해 수소경제로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계획을 발표해 울산 경제에 희망을 심어줬다.

문 대통령은 이번 울산 방문에서 송철호 시장이 요청한 경부고속도 미호분기점~강동까지 연장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울산공공병원 건립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선물도 내놓았다.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 추진,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국립3D프린팅 연구원 및 조선해양플랜트연구원 설립 등에 대해 서도 긍정적 검토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방문으로 울산이 우리나라 수소생태계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울산에 둥지를 튼 석유공사, 동서발전,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우리나라 에너지 중심도시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통령의 거둥’이 정조거 수원 경제를 부양시킨 것처럼 울산 지역 경제가 예전의 활력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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