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품질 흑연 개발에 성공한 연구진. 왼쪽부터 빈 왕 박사, 로드니 루오프 교수, 벤자민 커닝 박사. (UNIST 제공)  
 
   
 
  ▲ 열처리에 따라 그래핀 층(붉은색 사각형 안에 보이는 검은색 선) 주변에서 형성됐던 고배향성 탄소층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정되고 있는 모습.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배터리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흑연’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UNIST 로드니 루오프(Rodney S. Ruoff)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단결정 그래핀(Graphene)을 사용한 열처리 공정으로 흑연 결정이 나란하게 정렬된 ‘고품질 흑연’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흑연을 포함한 대부분 재료는 다결정 구조를 가진다. 재료를 이루는 결정 속 원자 배열이 다양하다는 듯이다.

서로 다른 원자 배열을 가진 작은 결정들이 만나는 경계면에 결함이 존재하는데, 이 때문에 물질 고유의 특성도 저하된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흑연은 물론 인공적으로 합성한 인조 흑연도 다결정 구조다. 아직까지 대면적 단결정 흑연을 만드는 기술은 개발되지 못했다. 현재 기술은 단결정에 가까운 ‘고배향성 열분해 흑연(Highly Oriented Pyoytic Graphite, HOPG)’가 연구 목적으로 중요하게 사용되는 수준이지만, 그마저도 고온·고압 조건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비용이 높다.

루오프 교수팀은 화학기상증착법(화학물질을 플라즈마나 열을 이용해 박막으로 형성시키는 방법)으로 성장시킨 단결정 그래핀을 흑연 재료가 될 탄소 기반 물질 내부에 위치시켰다. 이후 높은 온도로 열처리하자 다른 물질은 사라지고 탄소만 남아 흑연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단결정 그래핀에 가까운 영역에서부터 고배향성 흑연을 가진 고품질 흑연이 형성됐다.

열처리 온도가 더 높아지자 이같은 효과는 더욱 커졌다. 아직 흑연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탄소 원자들도 그래핀 주변의 고배향성 흑연의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비슷한 결정 방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결정 흑연 합성이라는 도전적인 과제를 위한 선행기술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런 연구가 더 진행되면 필름 형태의 고배향성 흑연 생산도 기대할 수 있다.

루오프 교수는 “흑연의 수많은 응용 분야와 수요를 고려할 때 품질이 좋은 대면적 단결정 흑연 필름은 중요한 기술”이라며 “지금까지 작은 조각 형태로 제조됐던 흑연을 대면적 필름 형태로, 더 나아가 단결정으로 합성하게 되면 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 1월 24일자로 게재됐으며, 이번 연구 수행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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