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만세운동 이야기 담은 ‘항거’
형무소 등 철저한 고증 시대상 재연

조선인 자전차 선수 그려낸 ‘엄복동’
사실 바탕에 영화적 상상 덧대 완성

 

‘항거: 유관순 이야기' 연합뉴스
'자전차왕 엄복동' 연합뉴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 침탈에 항거한 우리 민족의 저항 정신을 되새기는 작품 두 편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관순을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일대기 형식이 아니라 유관순이 3·1 만세운동 이후 고향인 충남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서대문 감옥 ‘여옥사 8호실'에 갇힌 후 1년여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관순이 3.1 운동 1주년을 맞아 옥사에서 다시 만세운동을 주도한 사실이나, 함께 갇힌 8호실 여성들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이다.
영화는 시대의 차가운 공기와 조선의 독립에 대한 유관순의 뜨거운 신념을 동시에 담아냈다. 제작진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시대상을 재연했다.
영화 속 옥중 장면은 흑백이다. 유관순과 그 주변 인물을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상영 시간 내내 차가움과 뜨거움이 맞부딪치며 공명한다. 고아성은 유관순 그 자체로 보인다. 진정성 있는 연기가 가슴을 울린다.

제작비 10억원가량이 투입된 저예산 독립영화다. 영화 ‘10억'(2009), ‘강적'(2006) 등을 만든 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항거'가 여성들 이야기라면 같은 날 개봉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은 몸과 가슴이 뜨거운 한 남자 이야기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억압과 횡포가 극에 달한 당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한 엄복동 이야기를 그린다. 자전차(자전거) 한대로 조선의 자긍심을 높여줬지만, 후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영화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엄복동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와 최고 자전차 선수가 되기까지 과정과 무장 독립운동가들의 활약, 양 갈래로 진행된다. 엄복동의 활약은 사실을 토대로 했고, 나머지 부분은 김유성 감독이 영화적 상상력을 덧대 완성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은 열연했지만, 일본강점기와 ‘근육질' 배우의 만남은 초반에 꽤 낯설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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