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추적 시작되자 '2차 가해 금지' SNS 캠페인
여성 연예인들 '경고문' 게시하며 캠페인에 연대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거치며 문제 자각, 변화의 목소리"
"여론 바뀌니 여성 연예인들도 자신감 얻어 연대 시작"

승리·정준영 사태를 지켜 본 여성 연예인들이 2차 가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여성 연예인이 사회 문제에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응원과 격려 또한 상당하다. 

배우 하연주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추측하는 모든 사진·동영상 유포=2차 가해'·'지금 당신이 멈춰야 합니다'라는 경고장 사진을 게시해 불법 촬영·유포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비판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페미니스타로 활동했던 배우 이영진 역시 14일 SNS에 이 사진을 게시했다. 이영진의 게시물에는 방송인 송은이, 배우 김서형, 문가영 등이 '좋아요'를 눌러 공감을 표하며 캠페인에 함께 했다. 

이들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승리·정준영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보도 이후 피해자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 2차 가해 때문이다. 이 단체 대화방에 공유된 불법 촬영 피해자에 여성 연예인들도 포함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법 촬영물을 찾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피해자 명단을 작성한 무차별적인 '지라시'가 유포됐고, 이에 불똥이 튄 여성 연예인들은 연달아 정준영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릇된 호기심과 관음증이 결국 여성 연예인들과 실제 피해 여성들을 향하자 SNS 상에서는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그리고 여기에 여성 연예인들도 힘을 보탠 것이다. 

여성 연예인들의 이 같은 연대는 성범죄 여성 피해자들에 대해 달라진 사회적 시각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까지만 해도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여자 연예인 이름으로 사건이 명명되거나 동영상을 검색해 보는 것이 굉장히 당연히 여겨졌다. 그러나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이 확산되면서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생기고 사회적 반성과 더불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자각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 환경도 그런 목소리를 받아줄 정도로 성숙하면서 2차 피해 문제에 대해 여성들 사이에서 연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예인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당연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고 동료 연예인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에 자신감을 얻는 것"이라고 여성들 사이 생겨난 연대 의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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