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진 시인 | ||
탁구 시간 - 성명진
아이들
놀란 눈에서 나간 공,
아무 데로나 튄다.
삑,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았다.
힘을 빼고
자세를 바르게 해서 쳐 봐
알았지?
그렇게 해도
픽, 픽,
엉뚱한 데로 튀는 공.
아이들 웃는 눈에서 나간 공.
◆詩이야기
동시에 아이들의 발랄함과 생동감을 제대로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일단 톡톡 튀는 탁구공으로 표현을 해 보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아이들은 이 동시 속의 탁구공보다 훨씬 더 즐겁게 놀라고, 웃는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봄이다. 나는, 생 생히 살아 움직이는 어린 생명들에게 세상의 규율과 질서가 함부로 가해지지 않기를 소망한다.
◆약력
199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과 1993년 《현대문학》 추천을 받고 등단. 동시집 『축구부에 들고 싶다』, 『걱정없다 상우』,『오늘은 다 잘했다』와 시집 『그 순간』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