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편리함 위해 발전해온 화학산업
자원절약에 재활용 더한 순환경제 화두
기업․지역사회․정부 선순환 고민해야

유선정한국바스프 공장장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제우스의 불을 훔쳐 전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사건으로 다루어진다. 불의 연소라는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인류는 광석에서 새로운 물질을 추출했고,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했으며 이는 인류의 생활과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제우스가 대노한 것도 아마 불이 인류의 발전을 가져오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은 세상의 모든 물질과 현상에 대해 신화가 아닌 과학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연구하고 있지만, 신화뿐만 아니라 현실의 역사에도 인류의 고비 및 발전의 시기에는 새로운 방향으로 인류의 생존 방향을 제시하는 화학이 있었다.

1865년 창립한 화학기업인 바스프의 역사를 보면 인류 역사의 150년의 굴곡을 그대로 반영한다. 산업화 이후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는 천연염료를 대신할 인조염료를 만들어 대중화했고, 급격한 인구증가에 따라 농업생산성 개선을 위한 합성비료를 선보였다. 암모니아 합성법은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게 했지만 전쟁에서도 활용되는 양면성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장점을 가지고 생산효율성을 높이며 인류의 편리함을 더한 다양한 재료들인 플라스틱과 스티로폴이 그동안의 산업발전과 우리의 삶에 크게 기여한 바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1세기의 우리들은 우리 조상들이 직면했던 상황과는 또 다른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제발전과 부의 상징이었던 대형 공장들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으며,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던 각종 일회용품과 첨가물들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화학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전환점을 마련해주고 화학기업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류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왔다. 더욱 중요한 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던져준 불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화학은 인류의 연구 노력으로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모든 경제 산업활동에 있어서 화두에 오른 순환경제의 중심에는 화학이 있다.
순환경제는 기존 자원을 채취해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다시 폐기하는 일직선상의 경제활동에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더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선순환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자원이 사용되고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하거나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화학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일견 모순 같이 보이지만 인조염료는 가스등이 발명되어 전파됨과 동시에 생겨난 폐기물인 콜타르에서 시작되었으며, 바스프의 세계최대 공장을 운영하는데 사용되는 엄청난 에너지들은 서로의 부가물 혹은 폐기물에서 재추출하거나 재사용되어 최종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공급을 안정화하고 있다.

환경파괴로 무너진 해안선을 복구하고 자연 코르크칩으로 운동장을 만드는 등 화학제품의 용도는 인류와 함께하는 자연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솔루션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제품 개발과 사업성 검토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은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우선시한다.
바스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화학기업들이 인류와 환경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도록 제품 개발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 직접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2019년을 시작하며 플라스틱을 제조, 사용, 판매, 가공, 수집 및 재활용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플라스틱 폐기물 근절을 위한 동맹’이 출범했다. 지구환경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관리하면서 폐플라스틱의 활용 솔루션을 개발, 구현하고자 뭉친 것이다.

직접 생산하고 사용하는 기업들이 앞장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는 어느 일부만 앞장선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자연과의 조화, 기술의 발전과 사용의 편리, 그리고 재활용의 선순환도 모두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울산에서도 ‘아그위그(I Green We Green)’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 울산 화학산업단지는 세계 어디와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제 우리도 위상에 걸맞게 폐기와 재활용도 세계수준급으로 운영해야 할 때다. ‘울산 화학의 날’을 맞아 새삼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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