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의 성추문 사건이 KBS 2TV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 출연진의 내기 골프 논란으로 번지며 비판이 프로그램 제작진을 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박 2일' 제작진이 출연자의 범죄나 의혹을 너무 가볍게 다룬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은 정씨의 하차 여부에 관한 KBS의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KBS는 지난 1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준영씨 논란에 대해 "완전 하차라기보다는 잠정 하차"라 밝혀 너무 가벼운 처분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더 커지자 KBS측은 "잠정 하차가 아닌 완전 하차가 맞다"는 입장을 다시 전하며 문제를 덮으려고 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과거 '1박 2일'의 방송 장면을 공유하며 제작진이 출연자의 범죄 사실을 유머로 처리하거나 범죄 사실에도 쉽게 복귀시키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박 2일 제작진은 2010년 병역기피논란으로 하차 한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을 '사랑니'라 언급하며 이를 유머 코드로 사용했다.

2009년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았던 김준호씨의 경우는 2015년 '1박 2일'을 예능 복귀의 통로로 삼았다. 

2016년 불법 몰카 논란으로 하차했던 정준영씨는 이 프로그램에서 개그 소재로 부활했다. 

당시 정씨는 전 여자친구와 불법 몰카 논란으로 인해 자숙 중인 상황이었다. 

하만 '1박 2일' 멤버들은 방송에서 정씨를 '그 동생'으로 지칭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김준호씨는 프로그램에서 "준영아 작년에 마음고생 많았지? 항상 마음속에는 함께라는 것을 잊지말"라며 위로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제작진은 정씨를 그리워하는 장면을 지속적으로 방송했고 정씨는 하차 3개월만에 '1박 2일'로 복귀했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정준영이)무고한 줄 알았다"며 "방송내용이 정준영의 범죄혐의를 미화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정준영 불법 몰카 사건에 대해)검증할 생각도 안했고, 정준영을 다시 복귀시키기까지 했으니, 그 책임을 진다면 방송 폐지가 답이라"면서 방송국의 검증 시스템 부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에는 '1박 2일'의 단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출연진의 고액의 내기 골프를 정황이 공개됐고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1박 2일' 측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제작 중단을 선언했으나, 이후에도 폐지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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