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어머니가 1954년 구입한 냉장고가 연례 전기검사를 통과해 영국에서 65년째 가동 중인 최장수 냉장고 기록을 세웠다. 높이 1.7m인 이 냉장고는 흔히 ‘퀸마더(Queen Mother)’라 불리는 여왕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보우스-라이언이 쓰던 미 제너널모터스사 제품이다. 지금도 퀸 마더가 살았던 스코틀랜드 케이스네스의 16세기 저택 ‘메이(May)캐슬’에 있다.

2002년 101세로 숨진 퀸 마더는 약 7000만 파운드(약 1037억원)의 재산가였지만 검소하기로 유명했다. 매년 5~9월 일반에게 공개되는 메이캐슬의 관광코스에는 이 최장수 냉장고도 포함돼 있다. 퀸 마더의 손자인 찰스왕세자 부부가 스코틀랜드 저택에서 휴가를 보낼 때가 이 냉장고가 가장 바쁠 때라고 한다.

827억 달러(약94조원)를 가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9)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어떤 휴대폰을 쓸까? 버핏은 아이폰 제조사 애플에 거액을 투자해 주식 5.5%를 가진 3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그가 쓰고 있는 휴대전화는 2010년에 발매된 삼성 ‘SCH-U320’모델의 접었다 폈다 하는 ‘폴더폰’이다. 2.2인치 스크린에 카메라는 없고 인터넷도 거의 안 된다. 중고시장에서 25달러(2만7000원)에 팔린다. 버핏은 방송에 출연해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전화기를 처음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내게 빌려줬는데 돌려주는 걸 깜빡했다”며 농담을 잊지 않았다.

한국이 4월3일 밤 11시 부랴부랴 미국보다 1시간 앞서 ‘세계 최초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첫 5G폰을 개발하고 국내 통신사들이 5G망을 선제적으로 구축, 운영하게 된 경험을 갖게 된 것은 분명한 자산이자 성과다.

그런데 ‘5G시대’ 단골 메뉴로 귀가 따갑게 들어온 자율주행차, 원격 진료는 여전히 규제에 꽁꽁 묶여있다. 미국에선 자율주행 택시가 작년 말부터 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세계최초’라는 껍데기에 취해 정작 알맹이는 뒷전에 밀려나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삼성 ‘폴더폰’을 쓰고 있는 버핏은 뭐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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