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공약한 ‘동물사랑교육’이 첫발을 뗐다. 학교 현장에서의 높은 호응에 비해 부족한 교육기관 인프라는 과제로 남았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달부터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 시작한 후 울산이 두 번째로 나선 이 교육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을 통해 생명존중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를 키운다는 취지다.
2,7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올해 교육은 초등학교 89곳 225학급에 대해 675차시에 걸쳐 진행된다. 교과와 연계하거나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 사정에 따라 3~4차시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은 반려동물과의 교감, 유기동물의 실상과 동물등록제의 필요성, 펫티켓 등 내용으로 구성된다.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를 중심으로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접종을 마치고 동물매개치료도우미동물 과정을 이수한 동물이 참여한다. 학부모 안내를 통해 학생들의 동물 관련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고, 동물을 무서워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자유롭게 참관해 안전과 위생관리에도 유의하도록 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동물사랑교육에 대해 일선 학교의 기대감은 높다.
시교육청이 지난달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 희망 학급 신청을 받았는데, 초등학교 91곳 700여학급이 신청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모든 신청 학급에 대해 교육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울산지역에 동물사랑교육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희망 수업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교육청은 공모를 통해 ‘수의사의 건강관리와 진료가 가능한’ 교육기관을 모집했는데, 울산지역에서 신청한 곳은 비영리 사단법인 ‘꿈빛소금’ 단 한곳뿐이었다. 결국 인근 경주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진흥원’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대신 이 단체는 경주와 가까운 북구지역 학교에 대해서만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시교육청은 ‘동물사랑교육’을 추진하면서 ‘동물 복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루 2차시 이내로만 수업을 편성하고 활동 당일 동물의 휴게공간이 제공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기관 인프라와 동물 복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교육청은 동물사랑교육 교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산 300만원이 투입되는 교재는 e-book 형태로 개발되며, TF팀이 이달 11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교재 구성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동물들의 이동거리나 시간 등을 고려해 울산지역 안에서 교육기관을 찾으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았다”며 “희망 학급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는 교육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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