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줄어드는 출산율… 양육비 걱정에 ‘둘째는 사치’
지자체 출산율 제고 위한 지원책도 현실적 도움 안돼
고용환경·노동 유연성 확보 등 정부·정치권이 나서야

 

박형태 인구보건복지협회 인구전문강사

100명이 상 참여하는 대중 교육 때는 우리나라 출산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자칫 진부하기 쉬운 교육이라 집중도를 좀 높이기 위해 필자가 스팟용으로 진행한다.

“2018년 우리나라 출산율 0.98! 쉽게 말해 남녀 두 사람 결혼하여 평균 1명도 애기를 낳지 않는다! 인구 1,000만 서울은 출산율 0.76명! 0.76명! 이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수치다. 두 번 째 꼴지는 부산으로 0.9명이다”

젊은 가정 중 자녀 둘 이상 양육하는 가정을 찾기도 어려운 환경이 되어 버린 현실이다. 자녀가 1명이라는 가장에게 혹 둘 째 가질 예정인가요? 라고 물으면 “아이구 한 명도 키우기 벅찬 데요!” 마누라가 아예 말도 끄집어 내지 마라 한다”, “양육비가 많이 들어 엄두도 못 낸다” 고 한다.

아예 결혼을 엄두도 못내는 층은 그것마저 사치라고 한다. 결혼 생각하면 아파트도 마련해야하고, 든든한 직장 또한 필수인 시대라 이쯤 되면 젊은이들은 기가 꺾이고 만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의지가 강하고, 희망의 끈이라도 있으면 먼저 일이나 치고 보자는 용기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용기는 아예 언감생심이 시기다.

현장에서는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 아우성이다. 자영업자들은 죽지 못해 한다는 곳이 더 많다. 어렵사리 알바자리를 구해보지만 그야말로 단순 시급제가 대부분이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치솟는 물가 때문에 제대로 사람행세도 못한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국민소득 2,000불이던 시대! 연탄불 때고, 자가용은 부잣집 아들 몫이고 교통수단이 시내버스가 유일하던 시기에도 우리는 자녀를 2~3명은 낳았다. 셋방살이, 전세살이, 하코방에 살면서도 자녀를 희망으로 여기고 성심을 다해 키웠다.

아기 키우는 즐거움, 가정 마다 아기울음소리가 소음이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소음조차 듣기 힘들다. 일부 농어촌은 아예 아기울음소리 조차 못 들은 지 몇 년이나 지났다고 한다. 내년(2020) 내 후년(2021)은 어떤 수치로 나타날지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서 결혼과 출산 가능한 젊은 가장(예비가장포함)들에게 심각한 저출산 문제는 설명하면 누구나 공감은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어쩔거냐?고 물으면 대 다수 가임연령층은 답을 피하거나 애써 쓴 웃음을 짓기도 한다.

“저출산 고령화와 ‘나’와는 관련 없다”, “그것은 국가가 할 일이고, 다른 사람이 해결하겠지” 하는 식이다. 앞으로 출산은 더욱 떨어지고, 고령화 속도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늘어나는 복지비용,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장애인 의무고용, 소외계층 일자리창출 등), 저소득층 지원, 의료비 증대 등은 코앞에 닥친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가 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같은 문제 해결방안은 세금을 더 거두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소득세, 교육세, 소방세, 지방세, 자동차세, 교통유발분담금, 법인세, 유류세, 주민세, 토지세, 재산세 등 등 눈 만 뜨면 고지서가 날아오는 판국이다. 더하여 기타 소득에 따른 원천징수는 한 해가 멀다하고 치솟고 있다. 그렇다고 이를 반대할 명분은 더욱이 없다.

지자체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출산장려금 올리기, 육아지원센터·돌봄서비스 확대, 무상교육, 무상급식 실시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정작 출산 당사자들은 별로 느끼지 못하는 형국이다.

교육현장에서 느껴 본 대안은 출산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결혼할만한 환경조성, 가족의 소중함과 필요성 인식의 안착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1순위고, 정부의 선심형 일자리가 아니라 사회구조가 자생하고 경쟁하기 위한 자발적 고용상황을 늘리는 것이 두 번째고, 노동문제의 유연성 확보가 세 번째다. 이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지라 정부, 노동계, 정치권의 몫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