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생률은 전체 암 중에서 위암 다음으로 높다. 남자의 경우 위암, 폐암 다음으로, 여자의 경우 유방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대장암이 역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1~2위를 다툴 만큼 발생 빈도가 높다.

이러한 대장암은 대장암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대장용종만 제 때에 제거해줘도 발생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대장암의 씨앗이라 불리는 대장용종은 대장 점막의 일부가 돌출해서 마치 혹처럼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각보다 빨리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는 일반성인의 30-40%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되는데, 30대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대장용종은 복통, 소화불량 같은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어 적절한 검사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장용종이 모두 대장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60-80%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선종성 용종이다. 일반적으로 선종성 용종은 1년에 1-2mm씩 자라지만, 크기가 클수록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고 1년에 1cm씩 자라기도 한다.

대장용종이 발견되면 크기가 작은 용종은 집게 모양의 특수기구를 이용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시술 과정에서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검사 후 바로 퇴원한다. 크기가 다소 큰 용종은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대장용종 절제술을 시행하고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하루 정도 입원하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대장용종 절제술은 대장용종의 크기, 모양, 위치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며, 보통 대장용종 아래쪽으로 약물을 주입하고 올가미를 이용해 절제한다. 용종절제술 후 다음날부터 식사 및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1주일 정도는 과격한 운동, 음주 등을 피해야 한다.

대장내시경을 하다 보면 적절한 검사 시기를 놓쳐 대장용종이 이미 암으로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마치 단순 용종처럼 보이지만, 내시경으로 용종을 제거해서 조직검사를 해보면 용종의 일부에서 암세포가 발견되기도 한다. 선종성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기까지 보통 5-10년이 걸려 대장내시경 검사만 잘 받아도 대장암을 예방 또는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50세 이후 대장암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50세부터 5년에 한 번 정도는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과거력 및 가족력이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 4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과거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용종이 발견된 경우, 상황에 따라 대장내시경 주기를 1-5년으로 단축해서 받아야 한다. 대장용종은 재발률이 30-60%에 달하고, 크기가 크고 개수가 많으면 재발률은 더 증가한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의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육류 섭취의 증가, 식이섬유의 섭취 부족, 가공·정제된 음식의 과다 섭취 등의 잘못된 식습관과 함께 음주와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불규칙한 배변 등이 있다. 가족력 또한 대장암의 위험요소다, 대장용종을 예방하는 방법은 대장암 예방법과 거의 같다. 평소 기름기 많은 음식이나 과도한 육류 섭취를 자제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나 칼슘을 적절히 섭취한다. 적절한 운동으로 비만하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고 과음과 흡연을 피해야 한다.

최근 들어 대장암의 예방이나 조기 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보다 이른 시기에 받고 있어 향후 대장암의 발생이 상당히 감소할 것을 기대해 본다. 대장용종 및 대장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며, 대장암의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한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다시 한번 추천한다.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 차재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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