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과학연구원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로 참여한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 (UNIST 제공)  
 
   
 
  ▲ 연구진이 실험에 쓴 미세유체 시스템. (UNIST 제공)  
 

미세유체 시스템에 네트워크를 적용해 모세혈관 속 적혈구의 주기운동을 설명하는 가설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연구진은 모세혈관 속 적혈구의 반복되는 변동, 즉 주기운동을 설명하는 가설을 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룹리더로 참여한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와 올게르 시불스키 연구위원은 얇고 긴 관에 흐르는 액체방울에서 네트워크 주기운동(oscillation)을 처음 발견하며 모세혈관의 혈류 변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미세유체 시스템은 일명 ‘칩 위의 실험실(lab on a chip)’로 각광받는 분야다. 마이크로미터 크기 지름의 미세한 관 안에 액체방울 흐름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각종 시료를 처리할 수 있다. 그동안 단순한 경로로 이뤄진 미세유체 시스템은 상당수 연구됐지만, 복잡한 네트워크를 흐르는 미세유체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세유체 시스템에 네트워크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두 갈래로 나눠지는 네트워크에 액체방울을 일정한 간격으로 흘려보냈고, 일정 시간이 경과하자 주기운동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실험과 시뮬레이션 모두에서 주기운동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모세혈관 주기운동안 덴마크 의사 아우구스트 크로그가 발견해 192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뒤로 100년 동안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 쓰인 네트워크 속 액체방울과 마찬가지로 지름 6~7마이크로미터의 모세혈관에는 지름 6마이크로미터의 적혈구과 관에 꼭 맞게 이동한다. 미세유체 네트워크 전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주기운동이 모세혈관 주기운동을 만들어낸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미세유체 네트워크는 모세혈관, 잎맥 등 생명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주기운동을 이해하는 것은 모세혈관을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생명, 화학공학에 쓰이는 다방면의 미세유체 시스템 설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23일 0시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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