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회 정상화 방안 논의를 위한 '호프 타임' 회동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3당 교섭단체가 21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의견접근을 이뤄가고 있어 다음주 초에는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20일 오후 원내대표 간 ‘맥주 회동’으로 공식 대화 채널을 복원, 모처럼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24일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그것이 어렵다면 문희상 국회의장이 해외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27일에는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도 통화에서 “어제 원내대표들의 맥주 회동은 국회 정상화의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며 “서로 모양을 갖춰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이면서 극한대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사실상 사과를 통해 한국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이 국회를 보고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과거의 방식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적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저부터 역지사지의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야당 원내대표들이 통 크게 결단해달라”고 호소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국회 정상화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오는 24일까지 계속 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냉각기’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맥주 회동 등에 관해선 언급을 삼가고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후 취재진에게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우리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민주당의 차례다. 민주당이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사과와 함께 다음 달말 종료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선거법 개정안 등에 대해 여야 합의 처리가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정개특위·사개특위가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은 민주당을 이번 회동에 소외덴데 대해 민주당을 향해 유감을 표했다.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평화당과 정의당을 제외하고 여야 3당만의 호프 회동을 가진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며 “진정한 협치와 상생의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전향적 자세 전환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국민을 우롱하고 국회를 농단한 세력과 호프집에서 희망을 얘기하고, 잘못을 탓하고 바로잡기는커녕 그들에게 오히려 러브콜하는 민주당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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