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러시아에선 ‘빵과 소금’을 가장 소중한 음식으로 여겨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을 최상의 환대로 여긴다. 왜 러시아에서는 손님에게 소금을 건넬까. 4세기 이후 러시아에 정착한 슬라브족은 경작과 채집을 병행하며 살았다. 그때 빵을 ‘경작’의 상징으로, 소금을 ‘채집’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빵과 소금으로 손님을 환대하는 관습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556년 수도승 실베스테르가 쓴 ‘가정규범’에 나온다. “축하할 때나 애도할 때 빵과 소금을 대접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환대’라는 뜻의 러시아 단어 ‘흘레바솔스트바’는 ‘빵(흘렙)과 소금(솔)’의 합성어다. “빵과 소금을 거절하지 않는다”“빵과 소금을 함께 먹으면 철천지 원수도 친구가 된다”는 속담도 있다.

러시아는 우주에서도 ‘빵과 소금’의 풍습을 고수했다. 1975년 아폴로-소유즈 프로젝트에서 도킹에 성공한 소련과 미국의 우주 비행사들이 자축하기 위해 양국의 국기를 교환했는데 소련 비행사들은 크래커와 소금을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4월24일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했을 때 러시아 측이 쟁반에 빵과 소금을 담아 건네며 환영했다. 러시아는 북한에 식량지원을 해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5월 2차 방중 이후 중국으로부터 쌀 1000t과 비료 16만2007t을 무상지원 받은 사실이 중국 관세청 통계에서 확인됐다. 이처럼 중국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고는 북한 관리가 유엔에서 “투자를 늘리고 선진농법을 도입해 지난 3년간 농업생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고 자랑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식량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선전 매체들은 대남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원조는 하나를 주고 열을 빼앗으려는 약탈의 수단”이라며 “발전도상 나라들의 명줄을 틀어쥐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 였다”고 폄하 했다.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폄하하고 비난하는 북한이 언제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빵과 소금’에 목줄을 걸고 살아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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