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훈 의원이 22일 개최한 ‘항일운동가 이관술 국회 세미나’ 에서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에게도 유공자 서훈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항일독립운동가인 학암 이관술 신상카드  
 

울산 범서출신 항일독립운동가인 학암 이관술(1905-1950) 선생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이 22일 국회에서 이뤄졌다.
민중당 김종훈(동구) 의원 주관으로 열린 이날 ‘항일운동가 이관술 국회 세미나’ 에서는 약산 김원봉 선생 등 이념대립을 떠나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에게도 유공자 서훈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의원도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지정은커녕 빨갱이로 낙인 찍혀 후손들까지 피해를 입어왔다”며 “이관술 선생의 경우에도 최근 국가 상대 손배소에서 유족들이 승소하면서 진실이 조금씩 밝혀졌지만 역사적 재조명은 여전히 미약하다”고 개최취지를 설명했다.
학암 이관술 선생은은 일제강점기 1930~40년대 국내에서 수배, 체포를 거듭하며 투옥돼 모진 고문을 겪었지만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항일운동가이다.
해방 직후 잡지 ‘선구’의 최초 정치여론조사(1945.12)에서 여운형, 이승만, 김구, 박헌영에 이어 ‘가장 양심적이고 역량 있는 정치지도자’ 5위에 선정될 만큼 현대사 속 중요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해방 직후 일제가 사용하다가 남겨둔 지폐원판을 이용해 거액의 위조지폐를 발행한 ‘조선정판사위폐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대전형무소에 투옥됐고, 한국전쟁 발발직후 국군이 법 절차를 위반하며 처형했다.
유가족과 일부 학자들은 조선정판사위폐사건을 미군정이 사회주의 운동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세미나를 주최한 학암이관술기념사업회 배성동 공동대표는 “이관술 선생은 부유한 유력가문의 엘리트지식인이란 지위를 모두 버리고 최전선에서 항일투쟁에 나섰다”며 “해방 후 이념대립에 희생된 비운의 독립운동가 이관술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을 연구해온 역사학자와 항일운동사를 다루어온 작가 등이 이관술 재조명을 위한 주제 발표에 나섰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반병률 교수가 ‘민족해방운동과 사회주의사상’이란 제목으로 기조 강연을 진행했고, 역사학연구소 최규진 박사가 주제 발표자로 나서 ‘1930년대 정세변화와 민족해방운동의 방향전환’을 발표했다.
‘경성트로이카’를 쓴 안재성 작가는 ‘나의 조국은 언제나 감옥이 있었다’란 제목으로 독립운동가 이관술을 집중 조명, “이관술이 주도했던 국내의 사회주의계열의 항일운동은 남과 북에서 모두 정치적 이유로 철저히 배제되다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조금씩 조명을 받고 있다”며 “이관술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하고 정판사위폐 사건의 올바른 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울산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던 학암이관술기념사업회는 향후 이관술의 독립운동자 유공자 신청을 하고 독립운동마을조사, 이관술유적비 복원, 이관술기념관 등의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