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자기파 영향" 논문…파커 탐사선 2년 실측으로 확인

태양을 둘러싼 가장 큰 의문 중 하나가 표면보다 대기 외곽의 온도가 더 높다는 점이다. 태양 표면인 광구(光球) 온도는 약 6천K지만 가장 바깥 대기인 코로나의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은 100만K에 달한다. 태양 중심부가 1천500만K에 달해 이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높아야 하는 것이 이치인데 그 반대 현상이 벌어져 수수께끼가 돼왔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에 답을 내놓는 논문이 나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파커 태양 탐사선(PSP)'이 2년 안에 현장 조사에 나서게 돼 500년 된 이 수수께끼가 풀릴지 주목된다.

미국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저스틴 캐스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태양 표면 위 "선택적 가열 구역(zone of preferential heating)" 안에서 자기파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4일자에 실었다.

연구팀은 선택적 가열 구역 안에서는 전반적으로 온도가 오르지만 원소마다 가열에 차이가 있으며 일부 중이온은 수소보다 10배나 더 뜨겁게 가열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구역이 태양 표면에서 어디까지 형성돼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NASA 탐사선 WIND가 수집한 수십 년 분량의 태양풍 자료를 검토했다. 이를 통해 태양 가까이에서 가열된 헬륨이 태양풍을 타고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얼마나 식는지를 측정해 선택적 가열구역 외곽의 거리를 계산했다. 태양풍 속도 등 관련 자료를 스톱워치로 활용해 태양풍이 최고로 가열된 이후 시간 경과로 위치를 확인한 것이다.

그 결과, 선택적 가열 구역의 외곽은 대략 태양 반지름의 10~50배에 달하는 곳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이 구역이 플라스마 내 자기파인 '알프벤파(Alfven waves)'가 활동하는 곳과 일치한다는 점을 인지하지는 못했다.

알프벤파는 태양 표면에서 외곽 끝인 알프벤 포인트 사이에서 사방으로 움직이며, 알프벤 포인트를 지나면 태양풍보다 속도가 느려지며 태양 쪽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알프벤 포인트는 알프벤파가 하전 입자들과 충돌하고 가속하는 경계인 셈이며, 이는 태양의 활동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선택적 가열 구역의 연도별 변화를 재분석했으며 이 구역의 외곽이 알프벤 포인트와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커 태양 탐사선의 수석 분석관을 맡은 캐스퍼 교수는 이번 논문을 내놓으면서 파커 탐사선이 2년 이내에 태양에서 실측을 통해 논문에서 제시한 답이 맞는지를 확인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에 발사된 파커 탐사선은 2개월여만인 10월에 태양 최근접 기록을 경신했으며 앞으로 7년 동안 24차례 걸쳐 태양을 돌며 태양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연구팀은 태양 활동이 늘어나면서 알프벤 포인트가 확대돼 파커 탐사선이 2021년께 알프벤 포인트 아래로 들어서 선택적 가열 구역의 자기장과 입자를 실제로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통해 태양 바깥 대기의 온도를 높이는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이는 대규모 정전사태 등 지구에도 위협이 될 수 있는 태양의 활동과 날씨에 대한 이해와 예측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캐스퍼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태양 외곽 온도를 초가열하는 물리 법칙이 무엇이든 이는 지난 500년간 우리에게 수수께끼가 돼왔다"면서 "앞으로 단 2년 안에 파커 탐사선이 최종적으로 그 답을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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