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알콜 혼합음료를 뜻하는 칵테일(cocktail)의 기원은 여러 설이 있다. 그중에 가장 흥미 있는 것은 투계(닭싸움)가 성행했던 시절, 시합이 끝난 다음 꼬리(tail)에 깃털이 가장 많이 남은 수탉(cock)을 축하하는 건배사 ‘칵테일’에서 유래 했다는 설이 있다. 가장 그럴듯한 것은 프랑스 혁명 기간 중 인기가 있었던 지롱드 지방의 ‘꼬께델’이라는 알콜 혼합음료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우리나라 칵테일엔 폭탄주가 대표적이지만 폭탄주는 우리나라에서 고안된 것이 아니다. 보일레메이커(Boilemaker)란 이름으로 서양에서 오래전부터 마셔온 맥주 칵테일의 일종이다.

독일 철혈재상 비스마르크(1815~1898)는 샴페인 같은 발포주와 독일식 흑맥주를 섞은 칵테일을 즐겨 마셨다. 인터넷 백과사전은 유명 폭탄주 `칵테일 비스마르크'와 함께 맥주 칵테일에 ‘Poktanju(폭탄주)’를 등재하고 ‘한국 맥주에 소주를 섞은 칵테일’이라 소개하고 있어 재미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쇼셜미디어(SNS)에 막걸리·복분자술·소주 등 한국 술이 들어간 칵테일을 직접 만드는 동영상을 올렸다. 위스키 중에서도 아메리칸 위스키 애호가라면서 소주 ·막걸리·복분자 같은 한국 전통주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대사관저 ‘하비브하우스’에 진열된 다양한 위스키를 소개했다. 한·미 동맹의 ‘같이 갑시다’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의 몇 가지 술을 블렌딩해 4종류의 하비브하우스 공식 칵테일을 만들겠다며 제조법을 선보였다.

안동소주 애주가이기도 한 해리스 대사는 네 가지 칵테일 중 한 가지를 골라 달라면서 SNS 인기투표에서 1등 한 술을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하비브하우스 공식 칵테일’로 정하기로 했다.

최근 한·미동맹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중·러·일 열강들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한국 외교는 때로 술 취한 사람의 행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꼬리 깃털이 다 뽑힌 채 헤매는 수탉 꼴이 되지 않으려면 ‘한·미동맹 칵테일’이라도 마시고 정신 차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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