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박근태 지부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지난14일 울산시청을 방문해 송철호 시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지부는 회사의 법인분할 주주총회 무효를 주장하며 현대중공업에서 울산시청까지 18km 거리행진을 펼쳤다. 우성만 기자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 이후 노사 갈등과 혼란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울산시가 역할을 고심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14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박근태 노조지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울산시 차원에서도 역할을 고민하고 있고,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7시간 파업을 하고,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울산시청까지 도심 18㎞를 행진한 노조가 요청해 이뤄졌다. 행진을 끝낸 박근태 노조지부장은 곧바로 송철호 시장을 만나 지난달 31일 진행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주주총회에 대한 강견한 입장을 밝혔다.
박근태 지부장은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그동안 생존권을 위해 호소했지만,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해왔다”며 “시민들과 함께 3,000여명의 조합원들이 걸어온 이 길(투쟁)에 울산시도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에 따른 울산시의 피해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원망의 소리가 울산시를 향해 오지 않도록, 노사정 테이블 구성을 포함한 울산시의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노조는 ‘물적분할’을 전제한 대화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노사정 대화’의 기본은 ‘조건없는 대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철호 시장은 역할을 고민하고, 중앙정부에 시민들의 목소리도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안타깝고, 노조의 입장과 우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을 반대해온 시민들의 요구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같은 입장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할 수 없는 큰 문제인 만큼, 중앙정부에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가능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울산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장’으로서 ‘난감한’ 입장도 함께 설명했다.
송철호 시장은 “울산시가 회사와 노조의 갈등을 중재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시도 당사자가 돼 입장을 취하기가 쉽지 않은 점을 양해해달라”며 “전체 울산시민들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부분에 함께하지 못하는 점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계속해서 불거지는 사업장 내 마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시장은 “노사가 평화적인 방법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길 바란다”며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부에서도 각별히 신경쓰고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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