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북구 대안동 신흥사를 찾은 정재숙 문화청장이 신흥사 주지 석운스님에게 복장유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다.  
 

울산 북구가 신흥사와 기박산성 등 임진왜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유적지들을 역사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에 예산 지원 등을 요청했다. 문화재청은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다.
이동권 북구청장은 지난 14일 북구를 찾은 정재숙 문화재청장에게 “유포석보, 우가봉수대, 신흥사, 기박산성을 역사벨트화하면 훌륭한 역사문화자원이 될 수 있다”며 문화재청의 관심과 예산 지원을 부탁했다.
신흥사와 기박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울산 지역 의병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대표적인 유적지다.
특히 신흥사의 신흥사 삼존불좌상은 17세기 대표 불상 조각승인 영색스님의 작품으로, 조선 중후기 불상으로는 드물게 석조로 제작됐다. 복장유물은 임진왜란 때 희생된 백성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발원문과 후렴통, 대장경 등으로 임진왜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다.
임란당시 신흥사에서는 당시 승병 100여명이 기박산성 의병들과 함께 왜적에 항거하며 호국도량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현재 신흥사 삼존불좌상 및 복장유물은 울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기박산성은 울산 의병사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다. 1592년 4월 23일 울산의 선비 7인이 기박산성에 제단을 설치해 의병의 출진을 하늘에 알렸고, 이후 기박산성은 울산 의병의 주둔지 역할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작성된 ‘제월당실기(霽月堂實紀)’에는 1592년 4월 21일 300명이 기박산성에 모여 의병을 일으켰다는 내용이 있다. 이후 23일 군율을 발표해 각 장수 직책을 정하고, 군대를 편성했다고 돼 있다.
조선왕족실록에 같은 달 24일 곽재우 장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켰다는 내용과 비교하면 기박산성 의병이 곽재우보다 하루 앞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동권 구청장은 “기박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울산의 호국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 역사문화유적이지만 정비와 활용이 미비한 실정”이라며 “역사벨트화 사업 중 첫 단계로 기박산성이 위치한 기령소공원 일대를 의병 역사공원으로 조성하고 차후 신흥사와 유포석보 등을 잇는 역사탐방로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이어 신흥사 삼존불좌상과 복장유물의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을 요청하는 한편, 기박산성 등에 대한 조사와 복원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정 문화재청장에게 요청했다.
함께한 이상헌 국회의원도 “인근 기령소공원에서 매년 기박산성 의병 추모제가 열리고 있는 만큼 지역 주민의 역사성 고취와 정서함양을 위해 이 공원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해 의병 기념비와 제단, 공원조성, 전시관, 전망대 등을 설치해 소중한 호국문화유산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기박산성 의병 후손 대표와 이명훈 고려대 명예교수도 참석해 기박산성과 신흥사의 호국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먼저 사업을 제안하고 이런 자리도 마련한 점이 의미가 있다”며 “오늘 제안 내용을 담당부서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권 구청장과 이상헌 국회의원은 이날 쇠부리 문화 재조명, 쇠부리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고, 정 청장은 수직갱도 개방 등의 콘텐츠 확충에 대해 공감하며 적극 검토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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