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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 대한민국 인류유산 대곡천암각화군
“유산지구 주민 등재 참여… 보존·관리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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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홍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 고래연구소장
  • 승인 2019.07.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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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매일-반구대포럼 공동 기획 '대한민국 인류유산 대곡천암각화군'
17. 유산등재와 마을주민 참여 거버넌스 


암각화 인근 반구·한실·천전리마을 등 문화재·상수원보호 명목 ‘이중규제’
대표성 갖는 주민단체 자생력캔떳낵 확보 가능토록  행·재정적 지원 필요
유네스코도 지역 주민 참여·역할 강조… ‘공동체’도 등재 전략 목표에 포함
지역 주민들 공식적으로 참여한 백제역사지구 ‘통합관리위원회’ 참고해야

 

대곡천암각화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향후 보존캅桓를 위해선 유산지역 마을 주민들이 등재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주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성이 필요하다. 사진은 반구대 인근의 반구마을 모습. 울산매일 포토뱅크

 

김재홍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울산시가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세계유산 등재 기반 마련을 위한 학술연구 용역과 역사관광자원화 용역을 착수하고, 유네스코 등재기원 시민단을 모집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 언론과 방송이 연일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유산등재 관련 특집 보도를 하면서 울산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뉴스에 담담하면서도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다. 바로 암각화 인근 주민들이다. 앞으로 2~3년 동안 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추진과정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들은 물론 등재 이후의 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다.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와 국보 147호 천전리각석, 반고서원유허비 주변에는 대곡리(반구, 한실)마을과 천전리 마을이 있다. 이들 마을은 오랫동안 두 점의 국보로 문화재보호법, 사연댐, 대곡댐으로 상수원보호법의 규제를 받아 왔다. 마을 주민들로 부터 “내 재산을 내 마음대로 못 한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종종 들을 수 있으며 “차라리 암각화를 떼어 가라”고 할 정도로 피해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오지마을 대곡리 한실마을과 반구마을 주민들은 사연댐 건설로 생활터전을 내주었지만, 정작 식수로 부적합한 지하수로 수십년 동안 생활용수로 사용해 왔다.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각종 개발에 제한을 받는데 먹는 물까지 차별을 받아 왔다”며 “울산시민들의 맑은 물 공급을 위해 희생하는 주민들을 위해 상수도를 연결해 달라”고 도 한다.

행정에 대한 불신과 소외감도 많다. “암각화 주변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다”며 “마을주민을 무시하는 행정이었다”고 푸념한다.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유산등재 노력에 큰 박수를 못 보내는 이유는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더 많은 규제”와 “더 많은 생활불편”이 기다리고 있음을 지금까지 자신들이 겪어온  수많은 경험이 말해주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유산지구 주민들의 참여와 역할 강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의 효과적인 보호. 관리를 위해 유산지구 지역사회 주민들의 참여와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해 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2007년 지역주민의 관여가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으로, 기존 네가지 전략목표, 즉 보존(Conservation), 역량강화(Capacity building), 신뢰도(Credibility), 소통(communication)이외에 공동체(Community)를 추가하여 5C 세계유산협약 전략목표를 제시하였다.

 2007년 이전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 지역주민의 참여가 배제된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는데, 이것은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세계유산위원회는 지역주민이 그들의 문화를 유지하고,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유산등재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변화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남한산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특별히 남한산성 인접 지역의 개발 행위를 적절히 통제하고, 주민들이 유산관리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추가로 권고하였다. 세계유산과정은 잠정목록 등재, 등재신청, 등재 후 보전관리 등을 포괄하며, 이러한 전반적인 과정이 과거에는 전문가와 국가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지역공동체와 민간 주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유산과정의 패러다임 변화는 지역사회가 유산과정에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은 유산 사이트의 지속성과 유산의 가치 보호에 필수적이라는 사실과 유산 보존의 궁극적 목적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 남한산성캣溶╂적지구 등 최근 등재 세계유산에 답 있어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유산등재와 등재 이후의 보존. 관리를 위해서는 암각화 인접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함은 자명하다.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최근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지역들의 경험으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남한산성의 등재추진 과정에 겪었던 경험을 주요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측면에서 분석한 사례연구 자료가 흥미롭다.

이 연구에서 주 이해당사자인 주민과 행정 간 갈등을 유발한 주요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와 지자체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 등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지만 주민의 입장이 배제된 정책 추진은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쟁점화 되었다.

둘째, 정보의 공개로 인근주민의 경우 반드시 알권리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및 지자체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과정에서 비공개가 원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셋째, 주민은 현재도 문화재보호법으로 다양한 규제가 있는데 등재로 인하여 추가적인 규제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행정은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하였다.

다섯째, 향후 관리 방안에 관한 문제로 주민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행정은 현재는 정해진바가 없으므로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하면서 세우겠다는 입장이었다.

여섯째, 주민과의 소통으로 주민들은 남한산성 관련 현안 또는 정책을 실행하기에 앞서 충분한 주민소통이 없었다는 입장이나 행정은 공청회 등을 통하여 다양하게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 정확한 정보제공과 적극적인 소통 중요

이러한 남한산성 사례는 대곡천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추진과정에 그대로 표면화될 수 있어 보인다. 먼저 세계유산등재 추진과정에서 유발되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정확한 정보제공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해당사들 간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등재를 위한 공청회, 설명회 등 형식적인 소통보다는 등재의 신청에서부터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실효적인 주민참여형 거버넌스를 조기에 마련하여 파트너십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유산지구 마을 주민들의 대표성이 법적으로 보장되고 마을의 미래를 계획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추진함으로서 마을공동체성을 진작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남한산성의 경우 마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용역을 발주하여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지만 주민들은 그 사업을 왜하는지 대부분 모르고 있었고 당위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세계유산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주민 참여방법에 대해서는 지난 2015년 세계유산으로 먼저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시적인 통합보존관리체계로서 (재)백제세계유산센터를 구축하였고, 중앙 및 지방정부 대표 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합관리위원회를 설립하여 문화재의 보존과 지역의 육성 및 지원사업에 대한 비중이 서로 균형 있게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반영되고 재정 지원의 근거를 법적으로 마련함으로서 주민지원 사업이 단순히 문화재 보존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에 대한 방어적인 부분 뿐 아니라 소득증대사업, 복리증진사업, 주거환경 개선사업, 주민의 생활편익·교육·문화사업까지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 백제역사지구캬熾 화성  주민참여 사례 살펴봐야

이에 반해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 화성의 과거사례는 유산지역 주민을 배제한 지역정책이 지니는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중심의 지역관광 정책과 문화재보호법으로 유산지역주민은 삶의 공간에 대한 주인으로 충분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였으며, 정주의식이 낮아지고 결국은 인구와 고용이 감소하는 쇠퇴지역으로 전락하였다.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유산등재와 세계유산도시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유산지역 주민의 참여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성을 갖는 주민단체가 자생력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울산시와 울주군은 지속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세계유산의 등재가 주민들의 사유재산권 제한이나 개발 제약 등의 피해만 입는 것이 아니라 유산으로 이득을 얻고 이러한 이득을 다시 암각화유산의 보존관리 참여를 통해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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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 고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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