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말하는 태도서 느껴지는 ‘사람의 품격’
약자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일수록 ‘運’ 놓쳐
갈등 유발하는 말보다 ‘감동’ 주는 말 해보자

 

조기홍
바커케미칼코리아 부사장․울산공장장

언위심성(言爲心聲) 즉 ‘말은 마음의 소리’ 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말'이라는 것에 담겨 있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유식한 단어나 고상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말투나 말하는 태도에서 우리는 말하는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신 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 직급이 낮은 사람 등을 대할 때 그 사람의 본성이 말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는 식당이나 편의점, 각종 서비스 시설 등에 가게 되면, 그 곳에 일을 하는 종업원들에게 반말을 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로 얘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한 비용에 ‘갑질’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 하는 것 같다.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손님의 반말 수모를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제대로 된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약자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일수록, 정작 자기가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상대에게는 지나치게 비굴하거나 권위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약자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일수록 ‘人生의 運’을 놓칠 경우가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약자에게 따뜻하게 말하는 사람은 그 마음이 말로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고, 약자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좋게 기억하고 이러한 것들이 되풀이돼 결국 자기에게 ‘運’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에 ‘언부중리 부여부언 (言不中理 不如不言)-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만 못하다’ 즉 말의 품격을 지켜낼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라. 삼세번 참으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는데 도저히 험한 말을 참아낼 수 없다면 입을 다물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言)’은 인간의 품성을 규정짓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져 왔다.
고대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말은 영혼의 얼굴”(킬리우스에게 보낸 서한)이라 했고, 중국 당나라에서는 관리를 등용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 : 용모와 말씨, 글, 판단력)’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았다. 표현에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말의 무게와 책임감을 제대로 인식하기를 권유하고, 언행의 신중함을 강조하는 속담과 격언은 ‘만국 공통’이라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말의 품격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지도층이나 조직에 리더는 말의 품격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라는 우리 속담을 풀어보면, 상대방을 헤아리는 말, 겸손한 말, 칭찬하는 말, 위로하는 말, 무엇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받은 감동으로 인해 큰 잘못도 용서가 되고, 적군도 아군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잘될 일도 말 한마디 잘못해서 감정을 상하게 하고, 결국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많다. 적절하게 사용한 말의 품격은 불가능한 것도 이룰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을 설명해 말의 품격을 중요성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속담이다.

품격 있는 말은 사회와 가정을 윤택하게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사회를 선순환 구조로 바뀌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마음을 늘 단련해 입에서 옳은 소리, 나만의 단단한 품격 있는 말을 해 보시기를 바란다. 말의 품격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말에서 품격이 나오기에, 말의 품격은 곧 인격이다. 지금 우리는 주어진 순간에 갈등을 유발하는 말 한마디보다는 공감을 자아내며 감동을 주는 말 한마디가 필요하고 그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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