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불화 따른 교체·추문 조연 하차 전례만
"방송사·제작사·광고주·시청자 막대한 피해” 

TV조선 주말극 ‘조선생존기'. 연합뉴스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이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되면서 그가 출연 중인 드라마 주연배우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11일 경찰이 강지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그의 소속사이자 그가 출연하는 TV조선 주말극 ‘조선생존기' 제작사인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주인공 한정록 역 강지환의 하차와 함께 주연 배우를 교체해 작품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투자자들과 더불어 강지환과 함께한 동료 배우들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물론 ‘조선생존기'의 방송사인 TV조선이 제작사에 공감해 방송 편성을 이어갈지는 미지수이고, 바통을 이어받으려는 배우가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일단 TV조선 측은 제작사와 지속적인 협의 과정에 있다는 입장이다. 일단 이번 주는 결방과 재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이전에도 작품 도중 주·조연 배우가 교체된 사례는 드물게 있었다. 다만 강지환처럼 성폭행 혐의에 따른 긴급체포로 주인공이 중간에 바뀐 경우는 없었다.

배우 중간 교체의 대표적인 사례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2년 KBS 2TV 대하사극 '명성황후'가 있다. 높은 시청률로 드라마가 연장되면서 명성황후를 연기한 이미연이 출연계약 기간 만료와 차기작 영화 출연을 위해 하차했고, 최명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전에는 1982년 KBS 연속극 ‘순애'의 여주인공 원미경이 16회 만에 하차하면서 지금은 중견이지만 당시에는 신예였던 박준금에게 그 기회가 돌아갔다. 그는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근래에는 2016년 MBC TV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속 탈북자이자 악역인 박신애를 연기하던 오지은이 촬영 중 부상으로 12회만에 하차했고, 임수향이 대타로 나섰다.
2017년에는 MBC TV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 주인공 구혜선이 건강문제로 하차하면서 7회부터 장희진이 투입됐다.
이렇듯 배우 중도 교체 전례가 꽤 있더라도 주인공이 성범죄에 연루돼 긴급체포되면서 하차하게 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방송가 충격도 큰 상황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촬영을 마치지 않은 주연배우의 이러한 사태는 한 편의 드라마를 완전히 망가뜨린다”라며 “방송사 광고매출, 제작사 판권 판매에도 심각한 타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경우 국내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은 물론 해외 판매도 여의치 않다”라며 “미리 판매했다면 계약 해지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드라마에 협찬한 광고주들 역시 날벼락을 맞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 방송사 관계자도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도 검증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연예인 스캔들은 더더욱 끊이지 않다 보니 어떤 기준으로 캐스팅해야 할지 참 고민스럽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와 방송국에 온다”라고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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