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의욕적으로 제안해 추진하고 있는 ‘차 없는 문화거리 조성사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5일 남구청에 따르면 김진규 남구청장은 지난달 26일 SNS를 통해 오는 8월부터 매주 토요일 남구에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겠다는 게시글을 처음 올린뒤 최근까지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당 게시글은 오는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왕생로 1구간인 남구청 사거리에서 남울산우체국 회전교차로까지 423m를 차 없는 문화거리를 운영하는 내용이 실렸다.

△공연존 △마켓존 △지역상가존 △놀이존 △힐링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남구의 새로운 문화에 대한 도전을 하자는 게 김 구청장의 구상이다.

차없는 거리에는 인위적인 예산 등 사업비를 들이지 않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많은 주민들이 찾을수 있도록 오픈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방안을 개진해 줄 것도 당부하고 있다.

남구청도 지난주부터 남구청 주민소통과를 중심으로 삼산동 주민들에게 차 없는 거리 홍보에 나섰고, 삼산동 행정복지센터는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나서는 등 사업 추진을 구체화 하고 나섰다.

김 구청장은 이달초에는 공업탑로터리를 들어올려 시민광장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보행자 우선 교통정책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실제 차 없는 거리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먼저 도로의 통행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도로교통법 제6조에 의거해 경찰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경찰에 관련 내용이 포함된 문건이 접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의견수렴과 설득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남구청 인근과 삼산동 일대 주민들, 특히 자영업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왕생로 인근 식당주 A씨는 “이곳이 과거 권리금을 몇 억씩 주고 들어올 만큼 좋은 상권이었는데 왕생로 사업 이후 도로 양측에 차량 주차를 할 수 없게 돼 손님이 많이 줄어 못 버티고 장사접은 사람이 여럿있다”며 “차 없는 거리 하다가 만약 더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우린 어쩌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날 남구청 인근 상가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일반주민들은 아직은 지켜보는 분위기다.

주민 B씨는 “좋은 프로그램이 생기면 아이랑 한번은 가볼 것 같은데 주민의견을 많이 반영될 수 있게 설문조사 인원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20대 청년이라고 밝힌 C씨는 “취지는 좋은데 유동인구가 늘어나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은 신중한 반응이다. 남구의회 D의원은 “기대되는 부분도 있지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운을 뗀 뒤 “타 지역의 사례를 살펴보면 차 없는 거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준비해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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