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들 일본 제품 PPL, 일본어 표기 등으로 입장문
연예인들도 예외 없이 일본 문화 소비하면 '지탄'
"이미 유명인들은 공인…사회적 책임에 걸맞는 행동 요구"
"개인 중심 시대 문화와 국가주의 행동 결합하며 충돌 발생"

일본 수출규제로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유명인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파급력에 따라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과 일본 불매운동을 강제화 할 수 없다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유명 뷰티 유튜버인 이사배와 '먹방'(먹는 방송) ASMR 유튜버 미니잇은 일본 제품 및 일본어 사용으로 지탄받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사배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바캉스 메이크업' 영상에서 협찬받은 일본 화장품을 소개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이사배는 다음날인 8일 곧바로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사배는 "이번 광고와 이벤트 진행에 실망하고 불쾌했을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며 "오래 사용해 온 해당 제품과 워터프루프 스토리가 잘 맞아 PPL 콜라보를 진행했으나 현재 이슈와 맞물려 이 제품을 프로모션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보다 빠르게 처리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30만 명 가량 구독자를 보유한 미니잇은 음식 이름을 일본어로 표기해 도마 위에 올랐다. 

미니잇은 14일 '찹쌀떡'을 '모찌'로 표기한 일본 찹쌀떡 '먹방' 영상을 게시했고, 이전에도 김밥을 '코리안 스시', 라면을 '라멘'으로 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그는 일부 영상들의 제목을 수정하거나 영상을 삭제한 후, "많은 한국인 시청자 분들께서 불쾌감을 느끼셔서 오늘 영상은 내리게 됐다. 제 영상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치적인 견해를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이것이 올바른 것이라 결정하게 됐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연예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이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배우 이시언은 3일 SNS로 일본 여행 사진을 올려 질타를 받고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RM은 수출규제조치가 시작된 4일 일본의 한 의류브랜드 제품을 상하의로 착용하고 일본 출국길에 나섰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네티즌들은 평소 RM이 기모노를 모티브로 만든 해당 브랜드 제품을 즐겨 입었던 사실도 함께 알리면서 비판을 더했다. 

그룹 아이콘 멤버 구준회 또한 평소 일본 문화를 좋아했던 성향이 재차 주목받아 빈축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구준회는 지난해 혐한 논란이 있는 일본 배우 키타노 타케시에게 사인 받은 사진을 게시해 팬들과 설전을 벌여 사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유명인들은 정치사회적 흐름에 영향을 주고 받고, 일정 부분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 받는다.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공인'은 아니지만 이미 '공인'에 준하는 파급력을 갖고 있으며 연예인들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택광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이미 유명인들은 이 사회에서 공인이다. 따라서 대중은 이들이 사회적 책임에 걸맞게 행동하길 기대한다. 연예인들 또한 '개념 있는' 이미지를 구축해 실질적으로 이를 이용해왔다"며 "전국민적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인들 대상으로 비판 여론이 나오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제 이들은 정치사회적 영역에서 독립돼 있지 않고, 그렇기에 이런 문제와 만나면 '공인' 다운 역할과 행동을 요구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국가주의와 개인주의의 충돌을 유명인들 역시 피해갈 수 없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반일' 정서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 쌓여 온 역사적 문제가 연관돼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종임 문화사회연구소 이사는 "불매운동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국가적 위기에 뭉치는 한국인들의 기질이 발휘된 것도 있지만 역사적 문제에서 비롯된 '반일' 정서도 영향을 미쳤다"며 "소비가 일상화되고 개인이 중심적인 시대 문화와 국가주의적 행동들이 결합하는 상황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싶다. 과연 국가 정치적 관계를 고려하면서 소비를 해야 되느냐에 대한 물음인데 대중이 유명인에게 그런 비판과 요구를 하는 것도 자유"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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