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로 아파하는 소중한 바다생명들
‘우시산’ 선박 플라스틱  활용 업사이클링 제품 생산
 시민 모두 ‘일상 속 플라스틱 줄이기’ 적극 실천을

변의현 사회적기업 우시산 대표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소중한 바다생명들이 아파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필리핀 해안에서는 비닐봉지 40㎏을 삼킨 아기고래 사체가, 이탈리아에선 폐플라스틱 22㎏를 먹고 죽은 향유고래가 각각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붉은 바다거북이 지난해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는데, 결국 11일 만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먹고 죽은 채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한 세기 전 해안에 사는 바다 새, 앨버트로스의 가장 큰 위협은 그들의 깃털을 노린 사냥꾼들이었으나 지금은 플라스틱이다. 폐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 등을 먹이로 착각하고 삼킨 바다생명들은 죽을 때까지 아무 이유도 모른 채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만 한다.

플라스틱은 바다생명들의 목숨만 앗아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이 때문에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을 사용을 줄이고,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재활용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반드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필(必)환경’ 시대로 전환되는 요즘, 필자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우시산과 SK이노베이션,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UNEP(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 등은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우시산은 이들 기관과 함께 고래가 살아가고 있는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고래인형 배 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선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이용해 다양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울산항을 드나드는 선박에서 플라스틱만 따로 모아 솜과 원단으로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고래인형과 에코백, 의류 등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와 14년 만에 울산 장생포에서 열린 ‘바다의 날’ 기념식, 울산 고래축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등에서 선보여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2019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에서 전 국민적인 환경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목표치의 7배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고, 현재 <고래인형과 에코백이 된 선박 플라스틱>이란 프로젝트(http://me2.do/FviXO2mP)로 앵콜 펀딩을 진행 중이다. 선박에서 나온 플라스틱으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든 사례는 전 세계에서 울산항이 유일하다. 해양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과 민간 그리고 국제기구가 연대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울산항의 선박 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의 사례가 지역을 넘어 부산항, 인천항 나아가 전 세계 모든 항구로 확대되길 고대한다. 더불어 더 이상 플라스틱으로 고통 받는 고래가 생기지 않게, 플라스틱을 줄이는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줬으면 한다.

일상 속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음과 같은 사항만 잘 지켜주면 된다. ①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와 머그컵을 사용하자! ②음식 포장 시, 일회용 숟가락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 ③빨대 사용을 줄이고, 금속빨대나 종이빨대 등의 사용을 늘리자! ④비닐봉투 대신 에코백, 장바구니를 사용하자! ⑤과포장된 상품의 구매를 줄이자! ⑥세제, 목욕용품 사용시 고농도 제품을 구매해 희석해사용하자! 

그리고 이왕이면 중국산 저가 제품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한국산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하는 건 어떨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가 오늘과 내일의 지구를 지키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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