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 휴양도시 이름이다. 준중형 `투산'은 애리조나 도시 이름이다. 넓은 대지와 강렬한 태양의 이미지는 역동적인 성능과 주행력을 연상케 했다. 
현대차는 2018년 11월28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LA오토쇼’에서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팰리세이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변 지역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에서 영감을 얻어 작명했다. 팰리세이즈는 시원한 태평양 바다 바람과 장엄한 일몰로 유명하다. ‘팰리세이드(Palisade)’는 ‘울타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최근 현대차의 ‘당신만의 영역을 찾아서’라는 광고 문자와도 통한다. 
“지금 주문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구매를 기다리다 포기한 고객이 2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외에서 밀려있는 주문이 5만대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공급 부족 여파다. 
현대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끄는 차를 내놓고도 일부 노조원들의 ‘몽니’ 탓에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노사의 황당한 단체협약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단체협상 규정에 따라 신차를 생산하거나 공장별로 생산 물량을 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꼭 얻어야 한다. 
상황이 심각하자 사측은 지난 6월 기존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생산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유여곡절 끝에 한달 가까이 걸려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엔 팰리세이드를 생산해 온 4공장 노조 대의원들이 물량을 2공장과 나누면 특근일수가 줄어 임금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울타리'란 이름 그대로 ‘팰리세이드’는 ‘4공장 울타리’에 갇혀 꼼짝 못했다. 
따가운 비난에 노조집행부는 5개 공장의 물량을 평준화하겠다는 논리로 4공장 대의원들을 설득했다. 뒤늦게 제4공장 조합원들이 노조집행부의 요청을 수용해 증산에 합의했다. 공장별 경쟁시스템을 도입한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현대차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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