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학울산광역시의원

한 해 82일 잠기던 암각화, 수위조절 후 26일로 감소  
사연댐 여수로 낮춰 수문 만들면  물에서 `완전 해방'
송 시장, 지리한 `보존 논쟁' 끝낼 결단 빨리 내려야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다나스 태풍이 몰고 온 비로 또다시 물에 잠겼다. 이번 비로 몇 일간 물에 잠겨 있어야 할지 걱정이다. 6천여 년을 견뎌온 반구대암각화가 1965년 사연댐 건설이후 54년 동안 1년 중 길게는 193일 짧게는 32일간 물에 잠겼다가 드러나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잠기길 반복해 탈각과 마모, 박리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댐에 수문이 없다. 댐 높이가 66m인 가운데 월류정 표고 60m에 여수로가 설치돼 있을 뿐이다. 60m의 여수로를 통해 자연히 흘러가는 구조다. 사실상 취수탑이외 물을 빼낼 시설이 없다. 
지금까지 암각화 보존을 우선시 하는 문화재청의‘수위조절’과 동시에 ‘물 부족을 해결’주장하는 울산시와 대립이 있어왔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암각화 주변에 차수벽 설치(2003년), 터널형 물길 변경(2008년 ∼ 2011년), 생태제방 설치(2011년), 가변형 카이버넥틱 사업 추진(2013 ~ 2016년) 등 모색해봤지만 실효성 문제로 중단했다. 용역비와 세월만 낭비했지 한발 짝도 못나가고 있다. 
사실, 물 부족 이유로 수위조절을 거부해오든 울산시도 물에 잠겨 훼손되는 걸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 위해 2014년 8월부터 48m∼ 52m로 수위조절 해 오고 있다. 수위조절로 부족한 물 5만5천㎥은 낙동강 물을 끌어다 사용하고 있다. 다행히 회야정수장과 천상정수장이 고도정수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어 수질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위조절이후 암각화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10년간 평균 82일 간(2009년 177일, 2010년 148일, 2011년 164일, 2012년 193일, 2013년 7일, 2014년 62일, 2016년 32일, 2018년 38일) 잠기든 것이 2014년 이후 평균 26일로 조사됐다. 수위조절 효과가 크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하지만 수위조절로도 여전히 큰비가 올 때면 잠기고 있다. 수문이 없어 물을 단시에 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를 계기로 수자원공사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물 유입량 자료를 활용해 사연댐 여수로 조건별 암각화 침수 일을 모의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1) 여수로 변경 없이 운영 수위를 52m로 조정 할 때 37일, 2) 여수로 변경 없이 운영 수위를 48m로 조정할 경우 29일 3) 여수로에 수문설치 하고 수위를 52m로 조정 할 경우 9일 4) 여수로를 굴착(EL 60m→El 52m)하여 수문설치 운영하면 2일 정도 침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래도 수문설치를 반대 하시겠습니까? 
지금부터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대상인 대곡천암각화군에는 인간이 없는 시대에는 공룡의 흔적이 남아있고, 인간시대에는 선사인 흔적인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이 있다. 암각화는 선사인들의 바다가 기억으로 재구성되고 이미지로 재해석된 경우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장면을 담고 있는 암각화이다. 역사시대 흔적으로 신라시대 화랑과 원효대상, 진흥왕, 고려시대 정몽주, 조선인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유네스코 등재이후 관광자원화 사업은 울산에 새로운 기회이다. 
여수로 굴착, 수문설치를 제안한다. 2014년 수위조절이후 물 문제로 불편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적 있는가. 다행히 지난 4월 29일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 해결을 위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환경부, 문화재청, 경상북도지사, 대구시장, 울산시장, 구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 유역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협력 MOU가 체결되었다. 이제 지리한 논란은 끝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송철호시장은 정부를 믿고, 시민 여론을 믿고 결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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