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전 교수 "인터뷰 강요는 폭력이고 인격권 침해…내 행동은 정당방위"
이 전 교수·이승만 학당, 7일 MBC 사옥 앞 MBC 규탄집회 열기도
MBC기자회 성명 "이영훈 전 교수 언행은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법 행위"

책 '반일 종족주의'로 친일 논란에 휩싸인 뉴라이트 계열 학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현 이승만학당 교장)가 MBC 취재진을 폭행한 가운데, MBC 기자들이 이를 두고 "언론자유에 대한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책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영훈 전 교수는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위안부 성노예화는 없었다" "일제가 쌀을 수탈해간 것이 아니라 쌀을 수출한 것이다" 등의 주장을 펼쳐왔다. 또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반일 정서를 폄하하기도 했다.

이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구역질나는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들을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전 교수의 책과 발언 등이 논란이 되자 MBC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지난 4일 이 전 교수 자택 앞에서 그를 만나 입장을 듣고자 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취재기자에게 고함을 지르고 녹음 장비를 내려치는 것은 물론, 취재기자에게 손찌검까지 했다. 취재진에 따르면 이후에도 이 전 교수는 취재진에게 약 20분간 '야, 인마' 등의 폭언과 반말을 섞어가며 강압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이 같은 장면은 지난 7일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영훈 전 교수는 '월간조선' 기자와의 통화(8월 4일 월간조선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교수, 기습 취재하는 MBC 기자와 충돌' 기사 중)에서 "몇 차례 거절하고 경고했음에도 계속 따라붙으며 인터뷰를 강요한 것도 폭력이고 인격권 침해 아닌가. 내 행동은 정당방위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교수는 지난 5일 인격권 침해 등을 이유로 MBC가 자신을 인터뷰한 장면을 방송으로 내지 말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전 교수와 이승만 학당 등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MBC기자회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이영훈 교수는 정당한 취재 행위에 대해 폭력과 위협을 행사한 것"이라며 규탄했다.

MBC기자회는 이 전 교수가 '월간조선'과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 "기자를 폭행한 자신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것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 마이크만 들고 질문을 던지는 취재기자에게 도대체 어떠한 신체적 위협을 느껴 '정당방위'로 사람을 때렸다는 것인가"라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MBC 사옥 앞 집회에 대해서도 "'불법', '강요', '범죄'라는 허위사실의 표현까지 써가며 지지자들을 선동해 정당한 취재 행위를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기자회는 "시청자들에게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을 만나러 간 기자를 폭행하고, 방송을 하지 말라며 가처분 신청을 하고, 언론사 앞에서 위세를 과시하는 일련의 행위는 본질적으로 언론 자유에 대한 폭력 행사"라며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법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태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끝까지 취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진실을 추구하는 정당한 취재활동을 결코 폭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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