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을 결정하는 등 본격적인 파업행보를 앞두고 현장노동자들로부터 현 기조대로의 투쟁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년 째 반복되는 상황에 현장 노동자들도 파업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의 노조탄압과 집행부의 노조비 인상 계획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노동자들은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통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뢰회복 통해 현안문제 해법 모색해야

20일 현대중공업 현장조직은 유인물을 통해 노사가 직면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너진 신뢰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사가 앞에서는 미래를 운운하며 머리를 맞대자고 하면서 뒤로는 손해배상 청구, 지부장 및 노조원들에 대한 고소고발, 대규모 징계 및 해고 처분 등을 한 것에 대해 분명히 비난 받을 일이라고 전했다. 노동조합의 가치관조차 존중하지 않고서는 노사관계를 논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답답하고 지루한 협상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반복되는 형태의 협상을 통해 받아들인 결과물은 노사 어느 쪽이든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잠시 내려놓고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노동탄압이 지속되서는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없다고 전했다.



#쟁의비만 135억원… 조합비 인상 재추진 난항 예상

현대중 노조는 울산 총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28일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 조선노조연맹과 연대파업에 돌입하는 등 투쟁모드로 다시 전환하기 위해 지난달 부결된 조합비 인상을 재추진하고 있다. 일부 현장조직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2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등으로 사측의 징계를 받은 조합원에 대한 생계비 지급과 쟁의비추가 예산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현장조직은 “조합비 인상안을 조합원 투표도 아니고 대의원 투표로 진행해 부결 결과가 나온만큼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한다는 시각이 우세다하”며 현 집행부의 과도한 조합비 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동조합 연도별 4/4분기 결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 박근태 집행부는 올해 6월까지 58억2,341만원의 조합비를 지출했다. 이는 20대 정병모 집행부(10억4,196만원)와 21대 백형록 집행부(32억4,779만원)보다 훨씬 많은 쟁의비를 사용한 것이다.

박근태 집행부가 쟁의비로 승인받은 금액은 총 135억원이다. 이처럼 쟁의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파업지참금 때문으로 보고 있다. 파업지참금은 파업 참여를 유도하고 파업동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급하고 있는 예산인데, 실제 파업동력은 정병모 집행부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파업지참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향후 추가적인 파업에 돌입할 경우 쟁의비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돼 조합비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중 노조 21일 3시간 파업

현대중공업 노조가 2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해 3시간 파업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21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전 조합원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파업하고 당일 오후 3시 울산 태화강역 앞에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주최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할 방침이다. 노조가 올해 임금 교섭과 관련해 조합원 찬반투표와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 등으로 파업권을 획득한 후 벌이는 첫 파업이다. 오는 28일에는 7시간 파업하고 상경 투쟁할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반대·무효화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 1,400여 명을 징계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파업 동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한일 경제 갈등 상황이긴 하지만, 조선 업종은 상대적으로 큰 연관성이 없다”며 “조선 구조조정 문제와 조합원 징계가 심각해 파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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