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생명과학부 이자일 교수(오른쪽)와 1저자 천나영 연구원. (UNIST 제공)  
 

DNA 위를 뛰어다니면서 손상을 찾는 단백질 이동 원리가 규명됐다. 이를 이용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법에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이자일 교수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올란도 쉐러(Orlando Scharer, UNIST 특훈교수)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XPC-RAD23B’ 단백질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XPC-RAD23B 단백질은 몸 속에서 DNA 손상을 탐색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단백질이 어떻게 손상 부위를 찾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었다.

연구진은 ‘DNA 커튼’으로 불리는 단분자 분광학 기술을 이용해 DNA 위에서 움직이는 XPC-RAD23B 단백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이 단백질이 DNA를 따라 움직이면서 손상 부위를 확인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DNA 위 다른 단백질을 피해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것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DNA 손상을 빠르게 확인하는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NA 손상으로부터 유래하는 피부암, 색소성건피증 등 다양한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자외선이나 유독물질에 쉽게 손상되고 변형되는 DNA는 ‘뉴클레오타이드 절제 복구(NER)’를 통해 몸속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원상 복구된다. 이는 다양한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진행되는데, XPC-RAD23B 단백질이 이 손상 부위를 확인하는 것은 그 시작점이다.

이자일 교수는 “현재 현미경 기법으로 세포핵 안에서 일어나는 단백질과 DNA 상포작용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없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다양한 질병 원인이 되는 DNA와 단백질의 상호박용을 보다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포스코 청암펠로우십,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 Research, IF: 11.56)’에 8월 2일자로 온라인 게재돼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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