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유전적 소인에 영향을 받지만, 동성애자를 만드는 '단일 유전자'는 없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대가 공동 운영하는 연구기관인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의 정신의학연구센터 유전학 연구실장 벤저민 닐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와 미국 유전자 검사 기업 23andMe Inc가 제공한 약 48만명의 DNA 샘플과 생활습관 조자 자료를 분석,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AP통신과 헬스데이 뉴스 등이 2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동성애 성향과 연관성이 강한 5개 변이유전자를 새로 찾아냈다.

이 변이유전자들은 오로지 동성과만 성관계를 갖는다고 대답한 사람과 대부분 이성과 성관계를 갖지만, 동성과 성관계를 가질 때도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이 밖에 지금까지 발견된 것을 포함해 수천 개의 동성애 관련 변이유전자들이 환경적 요인과 상호작용을 통해 동성애 성향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누가 동성애자가 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결정적 변이유전자는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유전자로 개개인의 성적 성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유전자가 동성애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닐 박사는 설명했다.

새로 발견된 5개 변이유전자 중 일부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있었으며 2개는 남성에게서만 발견됐다.

이 2개 변이유전자는 흥미롭게도 DNA의 이상한 구간(stretch)에서 발견됐다.

하나는 후각과 관련된 구간이고 또 하나는 남성형 탈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이었다.

후각은 성적 유혹과 강한 연관이 있지만, 성적 성향과도 관계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닐 박사는 말했다.

남성형 탈모는 성호르몬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호르몬 조절과 동성애 성향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그는 해석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성 소수자 단체(GLAAD)는 동성애는 인간 생활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옥스퍼드대학의 멜린다 밀스 사회학 교수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의 성향은 문화, 정치, 사회, 사법, 종교의 구조에 의해 형성되고 규제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8월 29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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