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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산타’ 택배노동자의 전쟁같은 하루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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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기온 35.7도를 육박한 지난 8월 14일, 경력 18년의 택배기사 김성훈(48) 씨는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그가 끼니도 거르며 하루 12~14시간 동안 배달하는 택배는 300여 상자에 달한다. 부모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이 산타클로스보다 택배아저씨를 더 좋아한다”며 뿌듯해 했다.  
 

utv-[월간 울림-존중해요]



하루 12~14시간 동안 300개 배달

아프거나 부친상에도 못쉬는 형편

쌀·생수 대량 배달 후 몸져 눕기도

이기적인 고객 많지만 ‘갑질’ 줄어

“산타보다 택배아저씨 좋아해” 뿌듯



“산타클로스보다 더 반가운 사람이 택배기사 아저씨라고, 난리 나죠. 정말 좋아합니다. 평소에 늘 저희가 산타죠”

흰색 화물차 안에 가득 쌓인 크고 작은 상자 속에는 각기 다른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할아버지가 구슬땀으로 수확한 잘 익은 햅쌀, 자취하는 자식을 위한 엄마의 애정 어린 밑반찬,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의 웨딩구두,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한 배냇저고리, 몇 달 동안 아낀 용돈으로 큰 맘 먹고 산 게임기 등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선물들은 택배기사들의 노고로 편리하게 원하는 곳으로 배송된다.

UTV는 8월 한 여름 무더위에도 선물을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 온종일 뛰어 다니는 21세기 산타클로스 택배기사들을 위한 9월 ‘울림-존중해요’를 제작했다.

지난해 국내 택배물량 25억4300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택배 천국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택배기사들의 땀과 눈물이 서려 있다.

최고기온 35.7도를 육박하며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14일.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다. 경력 18년의 택배기사 김성훈(48) 씨는 이날도 어김없이 선물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평균적으로 택배기사들은 하루에 250~300여 개의 물건을 배달한다. 그러다 보니 아침을 거르는 건 기본, 많이 바쁜 날은 첫 끼인 점심마저 운전하며 김밥으로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다 매일 12~14시간 가까이 고강도 노동을 하다 보니 잠 잘 때 양다리에 쥐나는 건 일상이고 관절 마디마디가 아프다. 몸이 망가져도 건당 떨어지는 수수료가 임금으로 직결돼 마음대로 쉴 수도 없다. 부친상을 당한 한 택배기사는 장례 기간 동안 밀린 업무 걱정에 무거운 마음으로 빈소를 지켰고, 결국 마지막 날 오후에는 출근해 배송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무엇보다 이기적인 고객들의 태도다. 쌀 40kg짜리, 생수 몇 박스 씩 등을 원룸 4층이나 옥탑방에 배달하고 나면 50대 택배기사는 며칠씩 앓아 눕는다고 한다. 태풍 경고에도 “태풍 오는 건 이해하는데 내 짐은 갖다 줘야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택배기사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 과거보다는 ‘갑질’이 많이 줄었다고는 한다. 택배 기사를 위한 배려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울 때는 시원한 물 한잔, 추울 때는 따뜻한 물 한잔이면 더할 나위 없고, 고생한다는 인사만으로도 충분하다.

택배기사를 산타클로스에 비유하자 “아이들은 산타보다 택배아저씨를 더 좋아합니다. 택배 아저씨 난리나요~”라며 성훈 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자식을 키우는 같은 부모이기에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힘들었던 마음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더 기뻐하는 부모들을 보며 진짜 산타클로스가 된 것 같은 마음에 뿌듯함도 느껴진다.

영상은 13일 울산매일 UTV 홈페이지(www.iusm.co.kr),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iusm009)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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