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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아침을 여는 시
귀퉁이마다 얼굴을 매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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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수옥 시인
  • 승인 2019.09.1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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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조각이불을 덮고 
주인공이 되지 못한 단편 속으로 들어갔다 
식빵 안으로 얼굴을 박고 몰래 어둠을 파먹던 
동생을 발끝으로 밀어냈다 
파도의 조각들로 이어 붙인 바다 
이쪽 귀퉁이를 당길 때마다 
반대편 누군가의 발은 물 밖으로 내몰렸다 
새우처럼 웅크린 등 위에 
조용해진 물결을 끌어다 덮으며 
엄마는, 밤새 
모자란 손을 더듬어 바다의 균형을 잡았다 
도둑처럼 아침이 오면 
우리를 흔들었던 파도를 탁탁 두드리고 눌러 
벽장 안에 넣었다 
직사각형으로 접힌 바다는 
벽장 안에서 밀려갔다 밀려오며 
낮은 곳의 생활들을 이어갔다 

 

채수옥 시인

 

◆ 詩이야기  : 어느덧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뜨거웠던 여름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다. 바람의 숨결이 조금 더 서늘해지고 또 추운 겨울이 오면 솜이불 하나로 육남매가 잠들던 시절이 있었다. 따뜻한 엄마의 품속처럼 이불 속으로 파고들던 우리는 모자란 이불 귀퉁이를 당기며 잠이 들곤 했다. 올해도 추석명절을 맞아 세상의 많은 자식들은 또 그렇게 엄마의 품속 같았던 고향을 향해 고단하지만 그리운 여정을 시작 할 것이다. 

◆약력 
동아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2002년 『실천문학』등단, 시집『비대칭의 오후』 
부산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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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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