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미국 메이저리그 첫 홈런 타격 순간 연합뉴스

류현진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쳤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이제 미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서나 홈인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선다.

23일(한국시간)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 등판에서 류현진은 더할 나위 없는 결과를 냈다.

메이저리그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홈런을 쳐 관중 4만8천명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신나게 머리를 두들기는 환영 세리머니도 즐겁게 누렸다.

8월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시즌 12승을 따낸 이래 5차례 등판에서 멈췄던 류현진의 승리 시계도 다시 돌아갔다.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콜로라도 타선을 3실점으로 막아 6번째 도전 만이자 42일 만에 드디어 승수를 추가했다.

피홈런 2방이 아쉬웠지만, 류현진이 0-1로 끌려가던 경기에서 홈런으로 동점을 이루고 역전승의 물꼬를 텄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제 몫을 해냈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값어치를 얻은 경기였다.

홈런 치고 더그아웃에서 로버츠 감독(가운데)의 환영 받는 류현진(왼쪽) 연합뉴스

 

류현진은 12승 수확 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뉴욕 양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콜로라도를 차례로 만나며 악몽과도 같은 8월을 겪었다.

4팀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9.95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양키스와 애리조나에는 2경기 연속 7실점을 하기도 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류현진은 불펜 투구로 드러난 문제점을 고쳤고, 15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역투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8일 만이자 정규리그에선 마지막 홈 등판에서 마침내 승리를 수확하며 부진의 사슬을 완전히 끊었다.

한 차례 남은 정규리그 등판보다 더욱 중요한 건 포스트시즌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에 직행했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 월드시리즈(7전 4승제) 등 31년 만의 월드시리즈 정상 탈환을 위해 딱 11승이 필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이 몇 승을 거두느냐에 따라 다저스의 운명도 결정된다.

지난해 가을 잔치에서 클레이턴 커쇼와 더불어 원 투 펀치를 형성한 류현진의 위상은 올해 더욱 올라갔다.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2.41)라는 성적표가 올해 류현진을 입증한다.

류현진은 팀의 개막전 승리투수이면서 팀의 100승째 경기의 승리투수이기도 하다.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안갯속이다.

류현진, 커쇼, 워커 뷸러 세 명을 한 경기씩 활용하고 4번째 경기는 불펜 투수를 몽땅 투입하는 '벌떼 작전'이 유력해 보인다.

세 선발 투수 중에서 누가 1선발을 맡을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은 정규리그 막판에서야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즌 13승 중 10승을 홈에서 거둔 '안방 무적' 류현진을 다저스 코치진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중용하지 않겠느냐는 추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11을 올렸다.

작년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선 1차전 선발로 나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디비전시리즈 통산 첫 승리를 낚았다.

2013년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제물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첫 승리를 신고했다.

작년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1패씩 안았다. 왼쪽 팔꿈치와 어깨를 수술한 류현진에게 포스트시즌은 4년 만의 무대였다.

류현진은 분명 2018년보다 올해 더 진화했다. 한 번 당했더라도 다음에 설욕할 수 있는 '학습 능력'도 뛰어나다.

류현진이 써 내려갈 가을의 새 역사에 야구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다.

다저스는 10월 4∼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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