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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벌백계(一罰百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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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9.09.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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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罰)은 ‘칼’의 뜻인 刂(도)와 ‘꾸짖다’의 뜻인 詈(리)로 이루어진 글자로 ‘벌’의 뜻을 나타낸다. 2018년 전국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총 309건이었다. 그중 298건의 범인이 잡혀 검거율이 96.4%였다. 살인 용의자 4명중 3명은 24시간 이내에 잡혔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연쇄 살인범이 수사망을 따돌리는 이른바 ‘완전범죄’는 불가능에 가깝다.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4년 7개월 동안 무려 10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그래서 경찰에게는 잊고 싶은 ‘살인의 추억’이었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1994년 다른 살인으로 붙잡혀 부산교도소에서 무기 복역 중이다. 연인원 200만영에 가까운 경찰력을 투입하고도 해결못한 화성 사건은 DNA분석으로 용의자를 찾아냈다. 그런데 25년 전 붙잡혀 감옥에 있었다니 허탈하다.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붙잡힌 뒤 “‘화성 연쇄 살인사건’ 범인은 다른 사건으로 감옥에 있거나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용의자가 진범이라면 유영철의 말은 그대로 적중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30일 이후 사형 집행을 않고 있어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형 제도의 찬반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인권 차원에서 반대하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잔혹한 범행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던 살인범에 대해선 일벌백계(一罰百戒)의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형은 국가가 범죄 피해자 대신 가해자를 처벌하는 약속이다. 그 무게감이 크기에 판사들은 쉽게 사형 선고를 않는다. 한 법관은 “사형 선고를 할 때는 ‘내가 직접 그 사람을 죽여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형 집행을 이유 없이 유예하면 국가가 약속을 어기는 일이다.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는 다른 살인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기수로 감형된 뒤 25년째 구치소에서 우리가 낸 세금으로 살고 있다. 그가 천수를 누리는 동안 잔혹하게 숨진 범죄 피해자 가족의 속은 시커멓게 썩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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